93세 버핏, 전재산 기부 약속했지만… 기부단체 집행인·수탁인은 결국 ‘세 자녀’

출처: 블록미디어

서한에서 버핏은 수중에 있던 클래스 A주식 1600주를 클래스 B주식 240만주로 전환했고 이 주식을 가족이 운영하는 자선재단에 기부했다는 사실을 언급했다. 시장 가치 1180억달러(152조원)에 달하는 지분이다.

재산의 99% 이상을 자선재단에 기부하겠다고 약속한 그는 세 자녀를 자선 신탁의 집행자이자 수탁자로 지정했다. 또한 그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좋은 이사회와 지정된 후계자를 갖고 있기 때문에 매우 안심된다고 말했다.

버핏은 2006년 초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 부부와 함께 세계 최고 부자들에게 자선 활동과 기부를 촉구하는 기부 서약(The Giving Pledge)을 공동 발의했다. 그들 중 상당수가 순자산의 절반 이상을 자선사업에 기부하기로 약속한 가운데 버핏은 자신의 사후 전재산을 기부하겠다고 자랑스럽게 말한 바 있다.

지금까지 버핏의 자선 기부액은 515억 달러(66조 9500억원)에 달한다. 실로 엄청난 금액이다.

하지만 버핏과 같은 찐부자들이 정말 이타적인 생각만으로 평생 벌어들인 부를 기부한다고 받아들여도 좋을까? 상황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간단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블록템포는 최근 지적했다.

# 미국 부유층, 자선 기부를 합법적 조세 회피 수단으로 활용
미국은 18세기부터 상속세를 부과해왔는데 1990년대 중반 이 세율이 77%까지 올라갔다. 현재도 250만 달러가 넘는 유산에 대한 상속세율은 50%에 달한다. 이 때문에 자선 기부가 부자들의 합법적인 조세 회피 수단이 되었다.

부자들은 그들이 약속한 기부를 어떤 단체에 하고 있을까? 미국의 부자들은 일반 자선단체에 직접 재산을 기부하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공동 창업자인 빌 게이츠와 그의 전 부인 멀린다는 자신들이 세운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을 운영하고 있고 이곳에 재산을 기부해왔다. 물론 빌&멀린다 재단은 세계보건기구, 유니세프, 에이즈퇴치 기금, 민간 헬스케어 연구기금 등에 상당히 많은 기부를 하고 있지만 얼마를 어떻게 사용할 지에 대한 모든 결정은 두 사람이 내린다.

빌 게이츠는 자신의 재산 중 1000만 달러만 자녀들을 위해 남기겠다고 말했지만 그들이 세상을 떠나면 재단의 모든 결정을 그들의 자녀들이 하게 될 공산이 커 보인다.

버핏이 내놓을 전재산도 버핏 가문이 운영하는 자선재단이 모두 받는다. 그의 세 자녀가 기금의 수탁자이자 집행자로 이미 지정됐다. 워런 버핏은 이번에 전환한 버크셔 해서웨이 클래스 B주식 240만 주를 장녀인 수지 버핏 재단에 150만주, 셔우드 재단(수지 버핏의 또 다른 재단)과 하워드 재단(둘째이자 장남이 운영하는 재단), 노보 재단(셋째 피터 버핏이 운영하는 재단)에 각각 30만주씩 기부했다.

평소 근검절약을 실천해온 버핏이기에 버핏의 세 자녀는 앞으로 선한 관리자로서의 역할을 다할 것이다.

그러나 이 막대한 기부금에는 꼬리표가 없다. 매년 자선 활동에 얼마를 사용할지 명시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자녀들이 극히 일부만 자선활동에 사용해도 되고 활동 중 발생하는 각종 비용을 생활비로 지출할 수도 있으며, 재단 운영을 위한 인건비, 업무용 전세기 구입, 업무용 호텔 이용, 파티 장소 대관료, 미술품 구입비 등에 사용하더라도 재단 명의로 얼마든 지출할 수 있다.

한 푼의 세금을 내지 않고도 좋은 평판을 얻을 수 있고, 한꺼번에 거액의 상속을 받은 자녀들이 가산을 한방에 탕진하는 것도 막을 수 있기 때문에 미국 부유층이 가족의 부를 이어가기 위한 수단으로 가족 명의의 자선재단에 대한 기부를 선호하게 된 것도 결코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 주: 워런 버핏은 지분 15%를 보유하고 버크셔 해서웨이를 지배하고 있다. 거의 대부분 슈퍼보팅(경영권 보호를 목적으로 큰 의결권을 제공하는 주식) 클래스 A주식으로 구성돼 있어서 약 30%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들 주식을 이번에 세 자녀에게 신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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