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시티타임스 CityTimes
CityTimes – [시티타임스=중국/일본] 홍콩 주민들이 물가가 높은 홍콩 대신 생활비가 저렴한 중국 본토로 건너가 소비를 하고 있다고 CNN비즈니스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이 취재한 홍콩인 앤디 추이는 중국에서는 쇼핑몰에서 쇼핑하고, 노래방에서 놀고, 호주산 랍스터를 먹고 버블차까지 마셔도 하루에 60달러면 충분하다고 말한다. 이는 홍콩에서 밥 한 끼 값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주말마다 중국 남부 대도시 선전에 가서 외식과 쇼핑을 한다는 추이는 “거기에선 10달러짜리 북경오리 반마리로 세 사람이 먹을 수 있다”며 “가격 차이가 엄청나다”고 말했다. 추이는 그곳에서 홍콩보다 더 많은 홍콩인을 보게 된다고 덧붙였다.
2018년 선전과 홍콩 간에 고속철도가 놓이면서 30분이면 갈 수 있게 됐다. 홍콩인들의 중국행이 이목을 끄는 것은 그 동안 홍콩은 중국인들이 탈출해서 향하는 곳이지, 탈출을 해야 하는 곳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2018년까지만 해도 홍콩 인구 7배나 되는 중국 본토 관광객이 홍콩을 방문해 디즈니랜드에 가거나 외국 상품을 잔뜩 사들인 후 돌아갔다. 너무 많은 관광객이 몰리자 현지인들이 이를 불만족스럽게 여겨 홍콩 정부가 선전 주민들의 방문을 주 1회로 제한하기도 했다.
그러나 2023년 홍콩을 방문한 본토인은 2018년의 절반인 2천600만명에 불과했다. 홍콩 이민국에 따르면 2023년 하반기 주말에 홍콩을 방문한 본토 중국인은 20만명이었는데, 그 두배 이상의 홍콩인이 중국으로 향했다.
홍콩과 선전을 오가는 고속철도가 개통된 2018년, 선전의 경제 규모가 홍콩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이제 홍콩의 경제 규모는 본토의 약 2%에 불과하다.
1980년대만 해도 어촌이었던 선전에는 수십만명만이 살고 있었지만, 현재는 1천300만명의 인구가 거주하는 화웨이, 텐센트 등 중국 최대 기술기업의 본거지로 거듭났다. 이 거대 도시에는 화려한 쇼핑몰과 프로젝터 스크린이 설치된 고급 노래방도 있다. 2025년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실내 스키 리조트도 완공된다.
홍콩 사람들에게 선전의 큰 장점은 코스트코와 월마트 샘스클럽 등 서구의 회원 전용 창고형 마트다. 홍콩의 자산관리자인 셰리 렁은 선전에 있는 3곳의 샘스클럽 중 한 곳에서 우유와 요구르트를 산다고 CNN에 밝혔다.
24세의 바텐더인 휴고 신은 여자친구와 함께 한 달에 두 번씩 선전을 방문하여 홍콩보다 훨씬 저렴한 고급 호텔에 묵는다. 그는 “매번 대만과 일본에 갈 정도로 시간여유는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물가다. 최근 홍콩에서는 인플레이션으로 생활비가 치솟았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12월 주류 구매 비용과 외식 비용은 1년 전보다 각각 19.2%, 3.6% 상승했다. 반면 중국 본토는 디플레이션으로 물가가 내려가고 있는데다 미국 통화와 연동된 홍콩 달러의 가치가 위안화에 비해 상승해 홍콩인들에게는 선전의 물가가 매우 싸게 느껴진다.
프랑스 투자은행 나티시스의 이코노미스트 게리 응은 2023년 홍콩인들이 선전과 인근 중국 남부 도시에서 총 85억 달러를 소비한 것으로 추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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