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전과 같은 한은 성장률 전망…뜯어보면 ‘내수-수출’ 양극화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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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티타임스 CityTimes

CityTimes – [시티타임스=한국일반]

21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2024.2.21/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서울=뉴스1) 김유승 기자 = 한국은행이 새로 내놓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작년 11월과 같은 2.1%였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부진한 내수와 회복 중인 수출 사이의 양극화가 한층 심화했다.

누적된 고금리 부담에 소비 부진이 길어지면 내수-수출 간극이 내년까지 더 벌어지며 경기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3일 한은이 전날 발표한 경제전망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 경제는 2.1% 성장하고, 소비자물가는 2.6%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전망 숫자는 한은이 지난해 11월 낸 경제전망과 같다.

그러나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수출과 내수 간 격차는 한층 심화했다. 여기에는 반도체 경기 회복으로 수출이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되는 반면 고금리·고물가에 발목 잡힌 내수는 생각보다 부진한 현 경제 상황이 반영됐다.

올해 민간소비는 11월 전망에서 올해 연간 1.9%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번 전망에선 이보다 0.3%포인트(p) 낮은 1.6%로 예측됐다.

이지호 한은 조사국장은 전날 경제 전망 설명회에서 “부진한 재화 소비와 비내구재 소비에 고금리·고물가 영향이 미치고 있다”며 “또 소비 핵심 연령층인 30~40대가 그간의 가계부채 증가세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소비 동향을 나타내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8%, 전년 동월 대비로는 2.2% 줄었다.

내수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설 투자가 부진한 상황도 이번 전망에 반영됐다. 지난해 12월 건설투자는 전월 및 전년 동월 대비 2.7%, 1.2%씩 줄어 정부도 “건설투자 부진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이에 한은은 11월 전망 당시 연간 건설투자가 -1.8%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번엔 -2.6%로 내다보며 마이너스 폭을 확대했다.

21일 오후 서울 송파구 둔촌주공 재건축 건설현장의 모습. 2024.2.21/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내수 전망이 암울해졌지만 전체 성장률 전망치가 그대로인 까닭은 수출 전망이 그만큼 좋아졌기 때문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내수 부진이 전체 성장률을 11월 전망 때보다 0.1%p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으나, 미국의 견조한 성장세와 반도체 경기 회복에 따른 수출 개선이 성장률을 0.1%p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하면서 서로 상쇄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연간 3.3%였던 재화 수출 부문 성장 전망은 이번에 4.5%로 확대됐다. 경상수지 흑자 예상치도 520억 달러로 11월 전망(490억 달러) 30억 달러 증가했다. 특히 상품수지 전망은 570억 달러에서 632억 달러로 흑자 폭이 62억 달러 커졌다.

하반기부터 민간소비를 제약하는 고물가·고금리가 잦아들면서 내수와 수출 사이 간극이 조금씩 메워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하반기부터는 이런 고물가·고금리 부담이 완화되면서 실질 소득 개념에서 소비가 약간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

다만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한은이 올해 하반기부터 금리를 큰 폭으로 인하하긴 어려운 만큼, 고금리 영향이 내년까지도 이어지며 내수와 수출 양극화를 더 키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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