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토큰포스트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GOOGL)이 클라우드 보안 스타트업 위즈(Wiz)를 320억 달러(약 46조 원)에 인수하는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거래가 성사된다면, 이는 벤처 투자로 성장한 민간 기업 중 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 사례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알파벳이 위즈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처음 나왔을 당시 예상 가격은 230억 달러(약 33조 원)였다. 그러나 클라우드 보안 업계에서 위즈의 영향력이 빠르게 커지면서, 구글이 클라우드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이번 인수를 적극 추진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구글 클라우드는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마이크로소프트 애저(Azure)에 밀려 3위에 머물고 있으며, 위즈의 보안 솔루션을 통해 이를 극복할 전략을 구상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이번 인수는 ‘인공 지능(AI)’과도 맞물려 있다. AI 기반 시스템의 보안이 주요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위즈의 기술은 기업들이 클라우드 환경에서 발생하는 위협을 사전에 감지하고 대응하는 데 강점을 갖고 있어 구글의 AI 및 클라우드 전략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거래가 실제로 성사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과거 위즈의 경영진이 독립 운영을 고수하며 인수 협상을 거절한 전례가 있으며, 미국 규제당국이 대형 기술기업의 M&A를 엄격히 심사하는 분위기도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법무부의 반독점 부서를 이끌고 있는 게일 슬레이터가 빅테크에 비판적인 입장을 가진 인물이라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와 함께, 구글은 최근 ‘검색 및 광고 시장에서의 독점 금지 소송’으로 법적 압박을 받고 있어 다각적인 법률적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 법원이 지난해 구글이 검색 및 디지털 광고 시장에서 불법적으로 독점을 유지했다고 판결한 바 있으며, 이에 대한 후속 조치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사이버 보안 분야에서 벤처캐피털(VC) 지원을 받은 기업의 최대 M&A 사례는 2021년 오크타(Okta)가 아이덴티티 보안 스타트업 오스제로(Auth0)를 65억 달러(약 9조 4,000억 원)에 인수한 것이었다. 하지만 위즈가 320억 달러 규모에 매각된다면, 이는 그 기록을 크게 뛰어넘게 된다.
벤처 투자자들도 이번 거래를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위즈는 120억 달러(약 17조 원)의 기업가치로 10억 달러(약 1조 4,4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한 바 있으며, 당시 투자에 참여한 안드리센 호로위츠, 라이트스피드 벤처 파트너스, 사이버스타츠, 세쿼이아 캐피털 등의 투자사들은 짧은 시간 내에 막대한 투자 수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거래가 성사될 경우, 사이버 보안 업계 전반에 걸쳐 M&A가 활발해질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만 해도 벤처 지원을 받은 사이버 보안 기업의 M&A 거래는 119건을 기록하며 전년(71건)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올해도 이미 33건 이상이 성사된 만큼, 위즈 인수가 또 다른 대형 거래의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