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앞 물가상승 우려…내년 1분기 전기요금 ‘동결’ 무게

By 시티타임스 CityTimes

CityTimes – 서울 시내 한 상가밀집지역 외벽에 달린 전력량계량기. [사진=뉴스1]

[시티타임스=한국일반] 내년 1분기 전기요금이 동결될 가능성이 커졌다. 물가 상승에 따른 국민 부담이 가중되고 상황에서 내년 4월 총선까지 앞두고 있어 요금인상을 강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20일 정부와 에너지업계 등에 따르면 한국전력공사는 지난 18일 내년 1분기 연료비 조정단가 산정내역을 산업통상자원부에 제출했다.

연료비 조정단가는 해당 분기 직전 3개월간의 유연탄, 액화천연가스(LNG) 등 연료비 변동 상황을 전기요금에 탄력적으로 반영하는 항목인데, 누적 부채만 201조원에 달하는 한전은 지난해 3분기부터 줄곧 국제연료비 인상 여부와는 관계없이 최대치인 +5원을 반영해왔다. 이번에도 인상 최대치인 5원을 유지·적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건은 전기요금 인상 폭을 결정하는 전력량 요금을 포함한 여타 전기요금 항목에서의 인상 여부다.

천문학적인 적자해소 및 경영 정상화를 위해서는 내년에도 역시 전기요금 인상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전기요금 현실화에 대한 정부여당의 공감대도 이미 형성된 상태다.

문제는 가파른 물가 상승과 내년 4월 있을 총선이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1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2.74(2020=100)으로 전년 동월 대비 3.3% 상승했다. 이로써 올해 1~11월 누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7%를 기록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 1월 5.2%로 시작해 2월 4.8%, 3월 4.2% 등으로 내려왔다. 지난 4월에는 3.7%로 올 들어선 처음으로 3%대에 진입해 6월(2.7%)과 7월(2.3%)에는 2%대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8월 3.4%로 반등한 이후 9월(3.7%)과 10월(3.8%)에 이어 4개월 연속 3%대 상승률을 이어갔다.

이런 상황 속 내년 4월에는 총선도 실시된다. 정부여당으로서는 고물가 속 요금 인상에 따른 국민 반감을 우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내년 1분기 전기요금 인상도 한 템포 쉬어가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이전까지 ‘전기요금 인상’은 불가피하다던 정부 안팎의 목소리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최근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 전기·가스요금 인상 계획을 묻는 질문에 “당분간은 에너지요금 가격을 안정적으로 운영해 나갈 계획”이라며 동절기 전기·가스 요금 동결 방침을 내비쳤다.

방 장관은 “지금까지 (기인상분과 자구책으로) 어느 정도 에너지 공기업 재무상태를 연장해 나갈 수 있는 상태 정도는 된다고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로 한전과 가스공사 재무여건 등을 감안해 전기요금만 6차례, 가스요금만 5차례 인상했다”며 “그동안 누적된 적자분이 있었는데 진작 가격인상을 못해왔고, 그것을 새 정부 들어와서 한 번에 하려다 보니 44%, 46% 가깝게 가격인상을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거듭된 ‘전기·가스요금 인상’ 질문에도 방 장관은 “당분간은 좀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고 가격 동결에 방점을 찍었다.

방 장관의 이 같은 판단의 근거에는 현 정부 출범 후 충분하지는 않지만, 적정 요금 인상에 따른 수익성 개선과 그간 고질적 문제로 지적돼 온 역마진 구조가 나아지고 있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한전은 지난해부터 올 3분기까지 전기요금을 kWh당 40.4원(39.6%) 올린 상태다. 직전 4분기(9~12월)에는 물가상승에 따른 서민 부담을 이유로 일반용의 경우 ‘동결’했지만, 산업용에 한해서는 kWh당 10.6원 인상했다.

잇단 전기요금 인상에 한전은 지난 3분기 9개 분기 만에 깜짝 흑자를 내기도 했다.

한전이 밝힌 지난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조9966억원으로, 전년 동기(-7조5309억원) 대비 흑자 전환했다. 매출액은 24조4700억원으로 전년 동기(19조7730억원) 대비 23.8% 성장했다.

한전은 2021년 2분기부터 9개 분기 연속으로 영업적자를 이어오다 지난 3분기 겨우 적자 탈출에 성공했다. 지난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액도 6조534억원으로, 이는 전년 동기(21조8342억원) 대비 크게 개선된 수치다.

고질적 문제로 지적돼 온 역마진 구조도 크게 개선된 모습이다. 한전의 전력통계월보를 보면 올해 1~10월까지 누계 전력 판매단가는 kWh당 150.5원으로 구입단가(149.7원)를 웃돌았다.

누계로 구입단가가 판매단가를 웃도는 역마진 구조가 해소된 것은 2021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월별 역마진 구조는 지난 5월 해소됐지만, 누계로는 판매단가가 구입단가를 계속 밑돌았었다.

물론 역마진 구조 해소가 곧장 한전의 수익 증대로 이어지지 않지만, 지난해와 달리 국제연료 가격이 하향 안정세를 보이는 상황 속 한전의 재무개선 가능성에 긍정 요인임에는 틀림없다.

정부 한 관계자는 “전기요금 현실화에 대한 정부 기조는 이전과 다르지 않다”면서 “다만 여러 종합적인 서민경제 상황을 고려해 시기를 어떻게 정하느냐를 놓고 관계부처 간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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