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미국 덕분에 가상자산 경제에서 가장 진보적인 나라가 된 러시아

출처: 블록체인투데이

지난 8월 9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가상자산 채굴을 허용하고 가상자산으로 국경 간 결제 및 거래소 거래를 허용하는 법안에 서명했습니다. 모든 러시아 국민이나 법인은 가상자산을 올 11월부터 합법적으로 채굴할 수 있으며 채굴하거나 보유하고 있는 가상자산을 9월부터는 국제 무역에서 상품 대금으로 지급할 수 있습니다. 러시아의 금융 정책 통제권을 가진 엘비라 나비울리나(Elvira Nabiullina) 중앙은행장은 전통적 금융인으로 가상자산을 인정하지 않았는데 결국 가상자산을 러시아금융의 제도권에서 사용되는 것을 승인했습니다. 이제 러시아는 가상자산경제에서 가장 보수적이었던 나라가 가장 진보적인 나라가 되었고 폭락세였던 비트코인의 가격은 60,000달러를 회복했습니다.

11월 5일 미국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공화당 후보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러시아에 대한 바이든 행정부의 실책을 연일 비난하고 있습니다. 트럼프는 푸틴과의 친밀을 과시하면서 애초에 나 같으면 우크라이나 전쟁이 일어나지도 않았을 것이며 내가 당선되면 하루 만에 전쟁을 끝낼 것이라고 호언장담합니다. 그리고 바이든의 가장 큰 실수는 러시아 경제를 만만히 보고 가한 경제 제재가 오히려 러시아가 중국과 밀착하게 만든 것이라고 합니다. 러시아는 중국과 함께 브릭스(BRICS) 경제동맹국으로 경제교류가 확대되어 발전하고 있는 반면에 미국은 국제 경제에서 점차 패권을 잃고 있으며 역사상 가장 큰 경제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고 바이든 행정부를 질타합니다.

미국이 러시아에 가한 대표적인 경제 제재는 국제 결제 시스템인 스위프트(SWIFT)에 러시아를 배제한 것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스위프트는 달러를 매개로 하여 만들어져 있습니다. 우리가 외국에 송금할 때 원화는 먼저 달러로 환전되고 다시 달러는 송금받는 나라의 화폐로 환전됩니다. 그래서 미국은 일부 국가에 달러를 사용할 수 없게끔 제재를 가해서 스위프트에서 퇴출합니다. 미국은 러시아를 중국, 이란, 북한과 함께 새로운 악의 축이라고 규정하였고 러시아 정부가 외국은행에 예금되어 있는 약 3,000억 유로를 압류하고 국제 무역에 있어 스위프트를 사용할 수 없도록 제재를 가했습니다. 러시아의 수출입 관련 국제 결제가 막히면 무기를 생산하는 첨단 부품이 수입되지 못해 결국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는 패전국이 될 것이라고 미국은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러시아는 달러를 배제한 루블-위안-루피로 결제되는 자체 결제 시스템으로 중국과 인도와의 교역을 확대하였고 오히려 러시아의 국제 무역량은 증가하여 미국 경제에 타격을 입혔습니다. 또한 러시아 시장을 떠난 미국과 유럽, 일본과 한국의 대기업 공장은 러시아 기업이 인수하여 상품을 확대 생산하여 일자리는 늘었고 수입에 의존했던 상품을 현지에서 생산하는 대체 산업이 성장하고 있어 지금 러시아는 역사상 가장 호황입니다. 특히 대체 생산이 어려운 소비재의 경우 러시아 정부가 한시적으로 승인한 병행수입을 통해 소비자들은 전쟁 전과 변함없이 구매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유럽 국가들의 비자 발급 제한으로 여행을 좋아하는 러시아인들은 국내 여행에 몰렸고 관광지마다 호텔이 부족할 정도로 내수 경기가 좋고 급여는 두 배 이상 올랐습니다. 러시아인들의 높은 소비 성향은 오른 급여가 예금으로 몰리지 않고 재소비하는 경기 선순환으로 경제가 과열 현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세계은행은 구매력 기준(PPP) 경제 순위로 러시아는 일본을 능가하여 세계 4위라고 발표하였습니다.

“비트코인을 전략적 비축 자산으로 지정하고 미국을 비트코인 중심지로 만들 것입니다. 그리고 향후 채굴되는 모든 비트코인은 미국에서 이루어질 것입니다”

트럼프가 지난 7월 27일 비트코인 2024 콘퍼런스에서 한 말입니다. 게다가 이 정책을 반대하는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을 해임하고, 비트코인과 가상자산 자문위원회를 설립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비트코인 마이닝 국가 정책에서도 미국과 러시아는 패권 경쟁을 하고 있지만 결국 러시아가 먼저 합법화했습니다. 미국은 비트코인 채굴에 투입되는 에너지 규모가 5.3기가와트에 달해서 세계 1위이고 러시아는 2.2기가와트를 사용하여 세계 2위입니다. 2023년 미국은 143,000개의 비트코인을 채굴하였고 러시아는 54,000개의 비트코인을 채굴하였습니다. 연간 27,000개의 비트코인을 채굴하는 3위 국가는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UAE를 포함하는 페르시아만 국가 그룹이고 이들은 미국보다 러시아와 더욱 밀접한 관계입니다.

그런데 미국의 경우 1개의 비트코인을 채굴하는데 드는 순 에너지 비용은 약 40,000달러이며 유지비용을 포함하면 평균 49,902달러에 이릅니다. 러시아의 1kWh당 전기료는 약 5.5루블(0.06달러)이어서 1개의 비트코인을 채굴하는 데 드는 에너지 비용은 약 31,000달러입니다. 게다가 시베리아의 경우 부동산 임차 비용 및 인건비가 매우 싸고 채굴기 장비 냉각에 적절한 기후조건이라 유지비용이 미국에 비해 매우 낮습니다. 러시아의 낮은 채굴 비용과 정부의 합법화 정책으로 매년 채굴산업이 4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여 결국 러시아가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 마이닝 국가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러시아가 가상자산의 채굴을 합법화한 이유는 미국 스위프트에 대응하는 새로운 국제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시작입니다. 이란은 이미 원유 거래에서 비트코인을 받고 있고 사우디아라비아도 페트로 달러를 포기하고 비트코인 거래를 고려하고 있으며 러시아는 올 9월부터 시험 거래 운영을 시작합니다. 어쩌면 비트코인은 원유를 담보로 하는 스테이블 코인이 되어 달러보다 더 안전한 자산이 될 수 있습니다. 세계 GDP의 32%와 약 42억 명의 인구가 속한 브릭스 경제동맹의 경우 올 10월 러시아 카잔에서 개최하는 브릭스 정상회담에서 브릭스 브리지(BRICS Bridge) 블록체인 플랫폼 공동 개발을 주요 의제로 상정했습니다. 브릭스 회원국들은 국가별로 디지털 화폐를 발행하기로 하고 국제 무역에서 달러의 개입 없이 교역 당사국의 화폐로 교환하는 것으로 마치 거래소에서 코인과 코인을 교환하는 것과 같은 플랫폼입니다. 다만 각 국가가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의 양을 결정할 때 국가 GDP 규모가 아닌 금 보유량을 기준으로 브릭스 공동 화폐를 발행하는 의견도 작지 않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2024년 3월 기준 총외화보유액은 12조 3,499억 달러입니다. 달러는 여전히 전체 외화보유액의 58.9%를 차지했지만 2000년의 70%에 비하면 달러 보유가 줄고 있으며 반면 금 구매는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세계 금 협의회(World Gold Council)에 따르면 외환보유고를 위한 중앙은행들의 금 순매입량은 2023년 약 1,030톤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미국은 8,140톤의 금을 보유함으로써 세계 1위 금 보유국입니다. 이후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이고 러시아는 2,436톤으로 5위, 중국은 2,336톤으로 6위입니다. 그런데 올 7월 말, 한국의 외환보유고는 4,122억 달러로 세계 9위이지만 대부분을 미국 국체 및 회사채 등에 투자되고 금 보유는 104톤에 불과하여 세계 36위에 불과합니다.

미국 대선의 결과와 관계없이 세계는 이미 G7과 브릭스의 경제블록으로 나뉘어졌습니다. 과거 공산주의와 같은 이념의 차이로 갈라진 것이 아니라 미국과 러시아 간의 군사 안보의 우산 아래로 약소국들이 모인 경제블록입니다. 이로써 지난 30여 년 동안 한국 경제발전을 이끈 자유무역 시대는 막을 내리고 경제블록 간의 보호 무역 시대가 열립니다. 그리고 그동안 미국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국제기구들도 재편이 불가피하고 경제 활동에서 새로운 규칙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가장 큰 변화는 브릭스가 미국의 스위프트 체제를 탈피하고 탈 달러화한다는 것이고 만일 브릭스가 금을 담보로 한 스테이블 코인 발행을 결정한다면 수출 위주의 한국 경제는 세계에서 가장 큰 위기를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지난 7월 19일 한국도 ‘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이 발효되어 가상자산을 합법화하고 제도권 경제에 편입시켰습니다. 이제 우리는 한국과 러시아의 가상자산 국제 결제 시스템을 합법적으로 연결하여 한국의 기업들이 러시아와 브릭스 경제블록으로 수출입이 가능하고 안정적인 결제구조가 만들어지게끔 정부는 최대한 지원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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