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토큰포스트
암호화폐 업계 기대와 달리 2024년 미국 대선을 위한 첫 번째 토론에서 ‘암호화폐’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27일(현지시간) CNN이 주최한 첫 번째 대선 토론에서 민주당 후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맞붙었다.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CNN 스튜디오에서 청중 없이 90분간 진행된 토론은 경제, 낙태권, 이민, 외교 정책에 초점이 맞춰졌다.
암호화폐가 최근 선거 유세에서 화두이자 대선의 변수로 떠올랐던 만큼 토론에서의 발언을 통해 확실한 정책 입장을 확인할 수 있다는 기대가 있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선 시 바이든 정부가 하고 있는 “암호화폐와의 전쟁”을 끝내겠다고 공언하고 채굴 기업 임원들과 만나 “남은 비트코인이 모두 미국에서 생산되길 원한다”고 발언하는 등 적극적으로 암호화폐 유권층을 집결하려는 행보를 보였다.
이에 기업가 마크 큐반 등 업계 친화적인 인사들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산업 적대적 규제 방식 때문에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대선에서 대가를 치를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 측 역시 암호화폐 산업에 대한 강경 기조를 누그러뜨리고 있고, 암호화폐 기부금 수령, 암호화폐 논의를 위한 의원 회동 등도 검토 중이라고 알려졌다.
암호화폐 업계는 우호적인 법안과 정책을 채택할 의회와 정부를 만들기 위해 막대한 자금력을 동원해 정치적 영향력도 확대하고 있다. 코인베이스, 리플, 안드리센호로위츠(a16z) 등의 후원으로 암호화폐 산업을 지원하는 전문 슈퍼팩(Super PAC, 정치행동위원회)은 총 2억2280만 달러를 모금하고 올해 선거와 관련해 9360만 달러를 지출했다.
오픈시크릿에 따르면 페어셰이크(Fairshake) 슈퍼 PAC은 1억7780만 달러를 모금하고 올해 7080만 달러를 투입했다. 다른 슈퍼 PAC 두 곳 ‘프로텍트 프로그레스(Protect Progress)’와 ‘디펜드 아메리칸 잡(Defend American Jobs)’은 2500만 달러를 모금해 올해 총 2280만 달러를 지출했다.
토론에 앞서 토론 진행자에게 암호화폐 관련 질문을 요청할 것을 촉구하는 업계 움직임까지 있었지만 첫 번째 대선 토론에서 두 후보자 모두 암호화폐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토론 내용은 주로 물가와 국가 부채 같은 경제 문제, 낙태권, 외교적 사안에 집중됐다. 특히 유권자들이 미국이 직면한 주요 문제로 꼽은 ‘경제’ 문제에 대해 두 대선 후보들은 책임이 상대 후보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바이든은 전임자 트럼프에게 추락하는 경제를 넘겨받아 상황을 정리하기 위해 노력해야 했다면서, 트럼프 정부의 부적절한 팬데믹 대처로 많은 피해가 발생해 경제, 일자리, 실업률이 악화됐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무대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중범죄자는 내가 보고 있는 사람(트럼프)뿐”이라며 도덕성 문제도 제기했다.
트럼프는 임기 당시 “미국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경제를 가지고 있었다”고 반박했으며 “코로나로 경제 불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필요한 자금을 썼다”면서 대처가 훌륭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바이든 정부에서 불법 이민자가 급증하고 물가가 급등했다면서 “물가가 정말 미국을 죽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트럼프 정부에서는 전쟁이 없었다면서 “바이든이 미국을 제3차 세계대전으로 끌고 갈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번 대선 토론 이후 각 후보자에 대한 우려만 심화된 것으로 보인다. 고령인 바이든 대통령은 건강하지 못한 모습과 약한 표현력을 드러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 중 많은 부분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대통령과 부통령, 하원 전체 435석과 상원 100석 중 34석을 선출하는 선거가 올해 11월 5일 치뤄질 예정이다.
27일 대선 토론 전 실시된 538(FiveThirtyEight)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41.1%로 현직 대통령의 지지율 40.9%를 0.2%포인트 차이로 앞서고 있다. 탈중앙 예측시장 ‘폴리마켓’에서는 트럼프의 재선 확률을 68%로 보고 있다.
바이든과 트럼프의 두 번째 토론은 9월 10일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