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니 NFT 칼럼 ⑫] 웹3와 건축, 사람이 머무는 공간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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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코인리더스

필자는 새로운 공간에 머물게 되면 공간이 주는 느낌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보는 편이다. 가령, 건축물의 재료나 색감, 내부를 구성하고 있는 가구 및 소품들과 함께 어우러지는 그곳의 향기와 공간을 만든 사람에 대한 것까지…우리는 이런 공간을 만드는 것을 ‘건축’이라고 한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에 따르면, 건축(architecture)이라는 말은 원래 ‘큰, 으뜸, 으뜸이다.  ‘우두머리’ 등의 뜻을 가지는 ‘archi’ 라는 접두어와 ‘기술’을 뜻하는 ‘tecture’의 합성어로서 ‘모든 기술의 으뜸’ 또는 ‘큰 기술’이라는 뜻이다.

동양의 한자 문화권에서는 ‘세울 건(建)’자와 ‘쌓을 축(築)’자를 합한 말로, 건축은 원래 인간적 요구와 건축재료에 의해 실용적·미적 요구를 충족시키도록 만들어진 구조물을 말하며, 단순한 건조기술에 의하여 만들어진 구조물은 ‘건물(建物)’ 이라고 한다. 따라서, 구조물을 형성하는 공간에 작가의 조형의지가 담긴 구조물을 ‘건축’이라고 표현한다.

구조물을 형성하는 공간에 작가의 조형의지가 담긴 구조물=건축!

이번 칼럼은 건축과 웹3를 연결하고 건축계의 백종원을 꿈꾸는 마인드페이퍼(일명, 맘종이)님과 지난 18일 진행한 스페이스 대화를 기반으로 작성되었다.

▲ <사진: 6월 18일 진행한 스페이스 포스터>

질문1: 본인 소개를 한다면?

맘종이(MiND.PAPER): 현재 건축업에 종사하고 있고, 종종 건축물 그림도 그리고 있다. 건축가들은 설계를 할 때 종종 트레이싱지 위에 스케치를 하면서 생각도 표현하고 건축 계획도 하는데, 주로 사용하는 롤로 된 트레이싱지가 노란색이어서 Yellow paper라고 부른다. 바로 그걸 모티브로 한 닉네임으로, 사람들이 건축물이나 공간에서 느끼는 마음이나 감정들을 종이 위에 표현해보고자 하는 의미를 담아  일러스트 작가명으로 사용하려고 MiND.PAPER라는 닉네임을 짓게 되었고, 어떤 분이 닉네임을 그냥 직역해서 ‘마음 종이’ 라고 불려지다가 ‘맘종이’가 되었다.

▲ <사진: 전시 작품 작업중인 맘종이(MiND.PAPER) 작가>

질문2: 웹3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맘종이(MiND.PAPER):  평소 건축가 혹은 건축 디자이너로서의 성장보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에게 ‘건축’을 전달하고 대중화할 수 있을까에 대해 더 고민을 많이 해왔다. 건축을 좀 더 쉽고, 가볍게, 그리고 재미있게 소비될 수 있도록 만드는게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다가  ‘건축계의 백종원’이 되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고, 22년도에 ‘그해 우리는’이라는 드라마에서 등장인물이 건축물 그림(Thibaud Herem 작품)을 그리는 모습과 작품들을 보고 어쩌면 그림이 건축을 대중에게 좀 더 쉽고 친숙하게 다가가게 하는 수단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림을 그리다 보니 자연스럽게 NFT를 접할 수 있게 되었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건축은 장소성이 풍부한 건축이다. 공간은 물리적이고 기능적인 볼륨이고, 장소는 어떤 공간이 지닌 독특하고 고유한 특성을 의미한다. 공간과 장소 사이에는 경험이 있다. 즉, 공간에 시간성이 더해졌을 때 그 안에서 사람들의 행위가 발생하고 그 과정을 통해 축적되는 공간에 대한 기억들이 장소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같은 공간에 있더라도 각자가 그 공간에 대해 느끼는 감정과 기억이 다를 수 있고, 나는 그런 속성들을 그림을 통해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싶었다. 그래서 건축물의 모습을 파인라이너, 색연필 등의 피지컬 펜화 작품으로 표현하여 건축물의 물리적인 형태를 그리고, 그 그림을 스캔한 후 디지털 작업을 통해 영상으로 표현함으로써 시간성과 감정을 표현하는 작업을 하며, 디지털 영상에서 표현되는 건축물의 시간성을 어떻게 간직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NFT화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렇게 웹3에 입문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웹3 커뮤니티를 통해 만난 좋은 분들과 인연을 맺으며 전시활동도 하고, 더 깊게 빠져들게 된 것 같다.

▲ <사진: 한국전통양식과 서양양식이 합쳐진 독특한 특징을 지닌 나바위성당(전북 익산시)의 사계절을 그린 MiND.PAPER작가의 NFT 작품>

▲ <사진: MiND.PAPER작가의 건축 모형에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을 띄운 콜라보 작품들 >

질문3: 건축 관련 커리어에 대한 소개를 한다면?

맘종이(MiND.PAPER): 건축사 사무소에서 건축 설계를 하다가, 현재는 BIM코디네이터로 일하고 있다.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은 설계 혹은 시공 단계의 건축물 3차원 모델을 만들고 모델에 형상 정보뿐만 아니라 재료의 속성, 에너지, 비용 등의 다양한 데이터를 입력, 활용하는 것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건물 단위의 디지털 트윈 구축으로 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이렇게 데이터가 담긴 모델은 다양한 데이터 기반의 시뮬레이션을 통해 설계, 시공 오류를 찾아낸다거나 공사비를 예측한다거나 에너지 분석을 통해 친환경 건축을 만든다거나 하는 것들을 할 수 있게 한다.

최근에는 3D 스캐너를 이용해서 실제 공간을 BIM 모델 및 데이터로 구축 한다거나 이렇게 BIM 모델을 메타퀘스트, 홀로렌즈와 같은 확장현실 디바이스를 이용해서 실제 공간에 결합시키는 등 실제 공간과 디지털 데이터가 상호작용 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또 개인적으로는 3D 스캔을 통한 갤러리 VR 투어 구축, AI를 이용한 공간 디자인 컨설팅과 메타버스를 만드는 작업도 하고 있다.

질문4: 건축과 웹3는 어떤 접점이 있는지? 왜 웹3와 건축을 연결하는 작업을 하는지?

맘종이(MiND.PAPER): 건축과 웹3의 접점은 메타버스, 건축 자산의 자산화,  그리고 커뮤니티 기반의 설계 조직(DAO)으로 가능성의 관점으로 설명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메타버스는 건축분야에서는 예전부터 다루어 오던 작업이었고, 메타버스와 블록체인, NFT 등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사례를 들자면, 2021년에 아티스트 크리스타 킴의 ‘마스 하우스’라는 휴식을 위한 가상의 집이 NFT로 약 5억원에 거래가 된 사례가 있었다.

개인적으로 놀라웠던 사례이긴 한데 그 이유는 내가 건축사사무소에 있을 때 보통 주택설계를 하면 규모에 따라 다르겠지만 4~5천만원 정도로 계약을 했던걸로 기억하는데, ‘마스 하우스’ 하나가 주택설계 10개를 한 것과 같은 수익을 낸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DDP를 설계한 Zaha Hadid Architects에서 만든 디지털 월스트리트를 지향하는 메타버스 개발자들의 블록체인/크립토 네트워킹 허브 프로젝트가 있고, 국내에는 언리얼 엔진 기반의 메타버스 플랫폼에 건축가 또는 건축학과 학생들의 작품들을 NFT화하는 등 설계 데이터를 자산화하는 등의 시도를 하고 있는 프로젝트들이 있다.

과거에 건축물이 건축가에게 자산으로서 가치가 있느냐에 대한 고민을 한 적이 있다. 건축주의 승인 없이는 건축물을 사진으로 기록화하지 못한다거나 본인의 작업도 홍보자료로 쓰지 못하는 경우가 제법 있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들을 봤을 때, 건축물은 건축주의 자산이지 건축가의 자산이 아니라는 것이 나의 결론이었고, 그러면 건축가에게 유의미한 자산은 바로 건축물을 설계했다는 증명, 설계 과정에서 발생한 데이터와 결과물들 즉, 건축사사무소 혹은 건축가의 설계 IP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많은 설계 데이터들이 가치를 갖기 위해서는 우선 자산화가 되어야한다고 생각했고, NFT라는 기술은 건축 데이터를 자산화하는데 가장 필요한 기술이라고 생각한다. 예전에 건축 데이터를 자산화하는 방법으로 그림작업을 했던 적이 있다.

‘지어질 수 없는 건축물들의 기록’이라는 주제로 작업을 했고, 건축학과 학생들이 설계했던 작품들을 그림으로 그리고 설계 과정에서 만들어진 결과물들을 NFT로 민팅하는 시도를 했었다. 또한, ‘예술가를 위한 주택’ 이라는 작품도 학생때 했던 주택 설계 작품을 그림으로 그리고 NFT화 하는 등 설계 데이터의 2차 가공을 통해 ‘소비 가능한 자산’으로 만들어보고자 했었다.

블록체인 전문가는 아니지만, ‘탈중앙화 조직(DAO)’가 표방하는 ‘투명한 조직운영’, ‘규칙에 따른 자율적 의사결정’, 그리고 ‘기여에 따른 보상 체계’는 건축 산업과 설계 조직이 가진 문제점들의 솔루션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건축 설계 산업은 프로젝트 기반의 사업이다 보니, “오늘은 일이 있지만 내일은 없을 수도 있는” 프로젝트 수주 리스크가 큰 사업이다. 그러다보니 불확실성에 따른 인원 고용 리스크가 따르게 된다. 사업주 입장에선 프로젝트 수주에 대한 확신이 없으니 프로젝트 수행에 필요한 충분한 인원을 고용하는 것이 어렵고, 이는 프로젝트들을 유연하게 운영하는데 매우 제한적인 상황을 초래하게 된다.

실무자들은 부족한 인원으로 여러 프로젝트를 수행해야 하다보니 끊임없는 야근에 지쳐서 결국 퇴사자가 발생하게 되고, 나 역시 건축사사무소에서 이직을 결심했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번아웃(Burnout Syndrome:정신적 탈진. 어떤 직무를 맡는 도중 극심한 육체적/정신적 피로를 느끼고 직무에서 오는 열정과 성취감을 잃어버리는 증상의 통칭)’이었다.

건축 산업은 인적자원에 의해 운영되는 사업이다보니 실무자의 퇴사와 유출은 건축사사무소와 프로젝트 운영에 있어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이런 악순환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으로 ‘새로운 개념의 설계 조직’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었고, ‘커뮤니티 기반의 탈중앙화 설계 조직’ DAO형태의 운영이 그러한 문제의 해결책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가령, 어느 회사에 소속된 사람들끼리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것이 아닌, 커뮤니티 조직 내에서 구성원 각자의 영역에 맞게 프로젝트를 수주하고 프로젝트별 거버넌스를 통한 참여자를 모집한다면 유연하게 프로젝트 운영이 가능하고, 개인의 능력에 따른 프로젝트의 효율적 수행, 블록체인 상에서 각자 수행한 작업을 NFT의 형태로 기록하고, 기여도에 따른 보상을 통해 지속적으로 운영가능한 조직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나는 근본적으로 건축 산업이 창출하는 높은 부가가치에 대한 믿음이 있다, 하지만, 과연 우리가 가치있게 일을 하고 있는가에 대해선 의문이 따른다. 개인적으로는 ‘건축을 향한 대중들의 시선을 개선하고 건축을 더 잘 알고 즐기는 하나의 대중문화를 만드는 것’ 그리고 ‘그것을 위한 행정적, 제도적, 기술적 배경 구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는 그동안 내가 웹3씬에서 활동하며 배우고 느낀 자유롭고 진취적인 기술과 문화를 바탕으로 함께 만들어 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는 바이다.

질문5: 웹3의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현재 준비 중인 프로젝트들이 있다던데?

맘종이(MiND.PAPER): 다양한 작당모의를 하고있다. 파커, 스텔라님과 함께 준비하고 있는 공간과 공간 사진을 기반으로 ‘함께 공간에 찾아가서 공간에 대해 수다를 떨다.’는 의미를 가진  ‘공간 갓 수다’라는 프로젝트로  이름처럼 함께 건축물과 공간을 찾아가보고 그 공간에 대해 얘기를 나누려는 목적이 있다.

다가오는 7월 13일 청담에 위치한 송은 미술관, 청담 거리, 언커먼 갤러리를 방문하면서 프로젝트를 정식으로 시작해 보려고 한다. 또 다른 하나는 메타간지를 중심으로 킵콴, 쇠메, 낰 작가 등과 GANJI X 프로젝트 론칭을 준비하고 있다. GANJI X는 패션, 문화, 아트를 중심으로 웹3 온보딩 및 인큐베이팅을 하는 프로젝트이다. 현재 이커머셜을 위한 메타버스 구축 작업을 하고 있고, 7월에 예정된 이벤트가 많이 있으니 관심 부탁드린다.

▲ <사진: ‘공간 갓 수다’ 프로젝트 첫번째 밋업 포스터>

질문6: 웹3 시장에서 앞으로 해보고 싶은 일이나, 목표가 있다면?

맘종이(MiND.PAPER): 사실 앞으로 하고 싶은 것은 너무 많다. 앞서 언급한 프로젝트들도 잘 해 나가고 싶지만, 무엇보다 웹3가 가진 기술들과 문화들을 바탕으로 ‘건축’에 관한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고 대중에게 건축을 알리는 역할을 하고 싶다.

그런 작업을 위해 지금 다니는 회사 외에도 ‘ARCHITENTS STUDIO’라는 1인 사업도 운영 중인데 좀 더 적극적으로 프로젝트를 만들어보고 싶다. 이런 목표를 이루기 위해 올해 하반기부터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시작하는데, 학부생들이나 대학원생들의 좋은 건축 설계 작품들을 발굴하고 웹3의 많은 작가님들과 콜라보를 통해 건축을 작품으로 만들고 소개하는 콘텐츠 작업과 전시 기획을 본격적으로 해보고 싶다.

맘종이(MiND.PAPER)작가가 가장 감명깊게 본 건축물은 프랑스 파리 ‘퐁피두센터’와 한국의 ‘종묘’ 다. 건축이란 그에게 ‘삶’이며, 웹3는 그에게 ‘놀이터’다. 우리의 삶이 놀이터가 되는 경험… ‘두근거림’을 간직할 수 있다면, ‘이룰 수 있지’ 않을까? 나만의 놀이터가 우리의 놀이터가 되는 그 경험?!

이번 칼럼을 읽는 동안 여러분에게는 이 공간이 어떤 느낌으로 다가갔을지…필자는 이번 스페이스와 칼럼을 통해 또 새로운 건축물이 마음속에 들어선 것 같았다.

우리는 매일매일 마음 속에 새로운 건축물을 짓고 또 허물고 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이 글을 읽는 그대들의 마음에도 튼튼하고 편안한 어떤 나만의 공간이 차곡히 쌓여가길 바라면서 이 글을 마친다.

-로니의 늪(NFT)에 빠진 작가 시리즈(약칭: 로.늪.빠)는 2018년도부터 크립토 업계에서 마케팅 및 다양한 활동을 해온 NFT와 커뮤니티에 누구보다 진심인 로니가 NFT를 매개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고, 그들의 세계관을 직간접 체험하며, 그 경험을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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