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블록미디어
리플은 한국과 일본에도 굉장한 팬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암호화폐가 시장을 형성하는 초기에 리플사가 은행과 협업을 발표하면서 ‘신뢰’를 쌓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습니다.
리플은 2016년 일본 SBI 홀딩스(SBI Holdings)와 파트너십을 맺고 합작법인 SBI 리플 아시아(SBI Ripple Asia)를 설립하기도 했어요. 일본 팬들이 좋아할 수 밖에 없습니다.
아쉽게도 한국에서는 이런 합작이 성사되지 않고 있습니다. 당시 금감원에 있었던 고위 관계자의 얘기로는 리플사 경영진이 감독당국과 국내 금융사들을 순방한 적이 있다고 합니다.
그 이후 리플사가 한국에서 어떤 확장 정책을 썼는지 저는 기억나는 것이 별로 없습니다.
리플사가 11일 XRP레저(XRP Ledger) 기반의 혁신을 지원하기 위해 ‘XRPL 일본 및 한국 펀드(XRPL Japan and Korea Fund)’를 조성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드디어 리플사가 한국과 아시아를 다시 돌아보기 시작했구나 기쁜 마음으로 보도자료에 파랗게 표시된 관련 링크를 클릭했습니다.
헉, 이게 뭐지? 홍보사의 실수인지, 리플사의 준비 부족인지. 들뜬 기분이 순식간에 얼어붙었습니다.
리플사가 발표한 ‘재팬 앤드 코리아 펀드’ 자료에는 펀드 규모가 나와있지 않습니다. 2022년 3월에 낸 자료를 보면 “XRPL을 활용하는 개발자들에게 10억 XRP 규모의 재정적, 기술적 지원을 제공한다” 고 돼 있는데요. 이번 펀드도 그 약속의 일환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새롭게 펀드를 만든 것이 아니고 2년 전 ’10억 리플 제공’ 건에 녹여서 한국과 일본 개발자들을 지원한다는 겁니다.
10억 리플이면 현재 시세로 6700억 원입니다. 큰 돈입니다. 물론 이 돈이 모두 재팬과 코리아에 쓰이는 것은 아니겠지만요.
그런데요. 리플이 업비트에서 하루 거래량이 얼마인 줄 아세요? 970억 원입니다. 2년 전에 약속한 10억 리플은 업비트 7일치 거래량 밖에 안 됩니다.
돈을 쓰려면 제대로 써야 합니다. 안그러면 주고도 욕을 먹죠.
사족. 중용(中庸)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영화 ‘역린(逆鱗)’ 대사에서도 인용된 것인데요. 영화 대사를 그대로 옮깁니다.
“작은 일도 무시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면 정성스럽게 된다. 정성스럽게 되면 겉에 배어 나오고 겉에 배어 나오면 겉으로 드러나고 겉으로 드러나면 이내 밝아지고 밝아지면 남을 감동시키고 남을 감동시키면 이내 변하게 되고 변하면 생육된다. 그러니 오직 세상에서 지극히 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 나와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리플 커뮤니티의 번성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