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블록미디어
머스크 xAI ‘슈퍼컴’ 계획…사우디 등 60억 달러 투자 유치
MS·오픈AI, 135조원 규모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소프트뱅크, AI반도체·슈퍼컴 등에 88조원 투자 계획
네이버·카카오 분전…한국 슈퍼컴 성능 세계 10위 평가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AI 스타트업 ‘xAI’는 사우디아라비아 왕자 등의 투자자들로부터 유치한 60억 달러(약 8조1700억원)의 투자금으로 AI 개발 인프라 확충에 나선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오픈AI는 2028년까지 1000억 달러(약 135조 원)를 투입해 슈퍼컴퓨터를 포함한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소프트뱅크도 AI 반도체-슈퍼컴퓨터-데이터센터로 이어지는 자체 AI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를 위해 10조 엔(88조원)을 투자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우리나라에서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선전하고 있다. 다만 투자 여력 측면에서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 밀리는 형국이다. 네이버의 경우 작년 기준 약 2조원 수준에서 회사 전체의 연구개발(R&D) 비용을 충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MS·오픈AI 연합에 대항하는 머스크의 ‘슈퍼컴’ 투자
시장조사기관 얼라이드 마켓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생성형 AI 시장은 연평균 32%의 증가율로 성장해 2031년 1265억 달러(약 175조 원)의 시장을 형성할 전망이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생성형 AI 서비스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슈퍼컴퓨터에 투자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는 xAI의 챗봇 ‘그록(Grok)’ 성능을 높이기 위해 2025년 가을까지 슈퍼컴퓨터를 만들 계획이다. 머스크가 ‘컴퓨팅의 기가팩토리(테슬라 공장의 이름)’라 표현한 이 슈퍼컴퓨터는 10만개의 AI 반도체로 구축된다. 이는 메타가 엔비디아 H100 AI반도체 2만 5000개로 구축한 ‘그래픽처리장치(GPU) 클러스터’의 4배 규모다.
이를 위해선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에 세쿼이아캐피탈, 안드레센호로위츠, Vy캐피탈, 피델리티매니지먼트&리서치컴퍼니, 알왈리드 빈 탈랄 사우디 왕자 등으로부터 60억 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xAI는 “새 자금은 신제품 출시와 고급 인프라를 구축하고, 미래 기술의 연구·개발을 가속화하는 데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머스크가 오픈AI·MS 연합에 대항하기 위해 설립한 AI 스타트업 xAI는 이번 자금 조달을 통해 240억 달러(약 33조원)에 달하는 기업가치를 갖게 됐다.
테슬라에서도 슈퍼컴퓨터 ‘도조(Dojo)’를 가동하고 있다. 도조의 핵심은 테슬라가 자체 설계한 AI반도체 ‘D1’이다. 초당 100경 번 연산이 가능한 1.1엑사플롭스급 성능을 갖춘 D1은 슈퍼컴퓨터 도조를 구동하며 테슬라 자율주행 AI의 두뇌 역할을 한다.
MS와 오픈AI도 2028년까지 1000억 달러(약 135조 원)를 투입해 슈퍼컴퓨터를 포함한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추진한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MS와 오픈AI가 전 세계 기업과 개발자들에게 자사의 AI 기술 및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의도다.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는 총 5단계로 이뤄진 AI 인프라 구축 작업의 최종 단계다. 2026년까지 슈퍼컴퓨터를 구축하는 것이 4단계다. 데이터센터에는 슈퍼컴퓨터와 함께 오픈AI의 AI 모델을 구동하기 위해 특별 제작된 수백만 개의 AI 반도체가 탑재될 전망이다.
소프트뱅크 역시 자체 AI 생태계를 구축에 나섰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손정의 회장이 최대 10조 엔(88조원)을 투자한다고 보도했다. AI 반도체 개발이 핵심이다. 엔비디아처럼 공장없는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회사) 체제를 통해 내년 봄 시제품을 선보이고 가을에 양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 정부도 이런 소프트뱅크의 AI 사업 구상을 뒷받침하겠다는 방침이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지난 10일 소프트뱅크의 슈퍼컴퓨터 개발을 위해 421억엔(약 3701억원)을 보조금으로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네이버·카카오 분전…한국 슈퍼컴 성능 세계 10위 평가
우리나라의 대표 IT 기업 네이버와 카카오도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AI 인프라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네이버는 2020년 하반기부터 슈퍼컴퓨터를 구축·운영 중이며, 지난해 12월 두번째 데이터센터 ‘각 세종’에 구축된 슈퍼컴퓨터 ‘세종’을 공개했다. 슈퍼컴퓨터 ‘세종’은 기존에 구축했던 슈퍼컴퓨터의 2배 규모다. ‘세종’은 엔비디아 A100 텐서 코어 GPU 2240개로 구성됐다.
이상준 네이버클라우드 최고정보관리책임자(CIO)는 “최근 슈퍼컴퓨터가 AI 주도권 확보를 위한 필수 인프라로 인식되면서 해당 국가, 기업의 기술 역량을 보여주는 지표로 자리잡고 있다” 면서 “글로벌 수준의 슈퍼컴퓨터를 보유한 네이버는 이를 기반으로 AI 기술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국제 슈퍼컴퓨팅 컨퍼런스(ISC 2024)에서 발표된 전 세계 슈퍼컴퓨터 순위 TOP500에 따르면 네이버의 ‘세종’은 25위를 기록했다. 국내에선 최고 순위다.
TOP500 등재된 우리나라 슈퍼컴퓨터 중에는 세종과 함께 ▲삼성종합기술원의 SSC-21(32위), SSC-21 스케일러블 모듈(470위) ▲기상청의 구루(58위), 마루(59위) ▲SKT의 타이탄(73위)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의 슈퍼컴퓨터 5호기 누리온(75위) ▲KT의 KT DGX SuperPOD(90위) ▲광주과학기술원의 드림-AI(275위) 등이 포함됐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슈퍼컴퓨터 ‘카카오클라우드’ 2종은 올해 처음으로 TOP500에서 44위와 70위에 이름을 올렸다. 44위를 기록한 카카오클라우드는 21.21페타플롭스로 측정됐는데, 이는 1초에 2.1경 번 연산이라는 천문학적 처리량을 나타낸다. 일반적인 PC 212만 대가 동시에 연산하는 것과 같다.
‘카카오클라우드’는 클러스터링(데이터들을 유사한 특성끼리 그룹화 하는 알고리즘) 최적화 강점과 효율성 89% 이상이라는 가성비 측면에서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우리나라는 슈퍼컴퓨터 총 13대를 보유하고 있다. 보유 대수 기준으로 세계 7위다. TOP500 성능 기준으로는 총합 186.4페타플롭스(PFlops)로 10위를 기록했다.
다만 TOP500 중 성능 면에서 미국(53.6%)과 일본(8.2%)이 전체의 60% 이상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인 위상을 보이고 있다. 수량 면에서는 미국이 169대(33.8%), 중국이 80대(16.0%), 독일이 40대(8.0%)로 1~3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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