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토큰포스트
31일 ‘비트코인 서울 2024’ 퍼블릭 데이 행사 둘째날 ‘동북아시아의 비트코인 생태계 동향’을 주제로 한 대담이 진행됐다.
미국 LA 비트코인 개발자 밋업 운영자 ‘앤드류 양’, 한국 OG 비트코이너 ‘아토믹 비트코인’, 일본 비트코인 기술 기업가 ‘코지 히가시’ 다이아몬드 핸즈 CEO, 라이트닝 랩스 인프라 개발자 ‘용 유’가 자리해 각국 산업 및 커뮤니티 동향과 규제 현황 등을 공유했다.
대담은 먼저 비트코인에 대한 한중일 대중 및 비트코인 커뮤니티의 인식에 대한 질문으로 시작했다.
아토믹 비트코인은 “한국 일반 대중은 비트코인을 투자자산으로 인식하고 있다. 커뮤니티는 가치저장수단으로 보기도 하지만 돈으로 보는 인식도 많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코지 히가시 다이아몬드 핸즈 CEO는 “일본은 일반 대중의 이해나 인식은 긍정적이지 않은 것 같지만, 최근 엔화 약세가 계속되면서 내러티브 변화가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라이트닝 개발자 용 유는 “중국에서 일반 대중은 비트코인을 투자자산, 재테크 수단으로 보고 있다”면서 “최근 부동산, 주식 시장이 어려워져 전통 부문에서 비트코인 투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코지 히가시는 일본 내 인식 개선과 사업 활성화가 이뤄지지 않는 원인이 관련 일자리 부재에 있다고 봤다.
그는 “아시아 국가들은 투자와 일자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비트코인과 관련된 일이 많지 않아 실질적인 효용을 주지 못하고 있다”면서 “사람들이 비트코인 생태계에 진입해 시간을 들이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다. 커뮤니티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약 5억 달러의 손실이 발생했던 2018년 코인체크 거래소 해킹이 일본 규제와 대중 인식에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서는 “사용자 보상은 이뤄졌지만 규제 당국은 체면을 구겼고 가상자산 산업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다”면서 “규제가 엄격해졌고 사업 활동 제약이 생긴 점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본 규제의 긍정적인 부분은 “고객이 자산을 잃지 않는다는 것”이라면서 FTX 사태 당시에도 일본 이용자는 손실을 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토믹 비트코인은 비트코인에 대한 대중 인식과 관련 사업 활성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규제’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 2018년 법무부 장관의 거래소 셧다운 발언, 2020년 FAFT 트래블룰 도입 등 강한 규제를 적용해왔지만 투자자 보호는 잘 이뤄지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현재는 법인을 세우고 비트코인 사업을 하려면 ‘가상자산사업자’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걸림돌이 있다고 말했다.
용 유 라이트닝랩스 개발자는 중국 규제 상황에 대해 “2017년에 ICO, 2021년에 채굴과 거래까지 금지했지만 보유나 P2P 거래는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합법이라기보다는 합법인지 불법인지 모호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중국 본사를 둔 암호화폐 기업은 없지만 해외 암호화폐 기업들이 중국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패널들은 각국 라이트닝 채택 및 P2P 거래 상황에 대해서도 나눴다.
아토믹 비트코인은 한국의 경우 P2P 거래에 대한 제한이 없어 비트코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P2P 거래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BTCMAP.KR 데이터를 통해 일반 매장의 라이트닝 결제 도입 사례를 공유하면서 비트코인 커뮤니티가 라이트닝 결제 도입을 위한 지원, 컨설팅 등도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의 경우 “라이트닝 도입은 500명 안팎의 테크니컬한 비트코이너 사이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 같다”며 “일상 결제에서의 도입은 낮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또 “규제로 인해 P2P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회색지대에 있는 활동으로 불법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참여가 많지 않다”면서 “일본은 규제가 모호하거나 명확하지 않으면 아예 하지 않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코지 히가시는 “라이트닝 발전과 채택이 낮은 이유는 커스터디와도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커스터디는 라이선스를 필요로 하는 규제가 강한 영역으로 스타트업 참여가 어렵다”며 “넌커스터디얼(non-custodial, 비수탁) 기술이 더 발전한다면 라이트닝 개발이 더 활성화될 것이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용 유는 “중국의 경우 개발자 그룹을 중심으로 라이트닝 필요성을 깨닫고 있는 것 같다”면서 “라이트닝 네트워크가 ‘NEXT THING’이라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고, 비즈니스 측면에서도 관련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 관심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상 결제에서의 사용보다는 머신투머신 결제 등을 다른 버전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트코인 레이어2 개발에 대한 한중일 커뮤니티 반응은 잡코인에서 비트코인으로의 회귀를 가져올 기술이라는 평가와 “레이어2가 트러스트리스(trustless)나 탈중앙화 상태는 아니다”라는 회의적인 견해 등으로 엇갈렸다.
대담 질의응답 중 해외 기업의 한중일 진출 방안을 묻는 청중 질문도 있었다. 이에 대해 코지 히가시는 “문화와 규제 차이가 있는 만큼 진출이 쉽진 않은 것 같다”면서 “현지 커뮤니티 리더들과 협력하는 것을 권한다”고 답했다.
‘비트코인 서울 2024’는 서울경제신문이 주최하고 디센터, 서울 비트코인밋업, 하트비트가 주관한 행사로 30일과 31일 피치스 도원에서 열렸다. 비트코인 가치와 잠재력, 투자 시장과 산업, 법률과 제도 등 다양한 아젠다를 통해 비트코인과 가상자산 시장을 들여다볼 수 있는 자리로 마련됐다.
비트코인 서울 2024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bitcoinseoul.kr)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