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 현물 ETF는 무엇인가요[금알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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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블록미디어

당초 불발 가능성에 힘이 실렸던 이유는 ‘이더리움’의 특성이 4개월 먼저 현물 ETF 상장을 승인받은 ‘비트코인’과 다르기 때문입니다. 가상자산이 생소한 투자자 입장에서는 ‘전부 같은 코인 아니야?’라는 의문이 들 수 있는 대목입니다.

우선 비트코인은 제한된 발행량(2100만개)에 따라 ‘디지털 금’이라 불리며 인기를 얻은 가상자산입니다. 실제 금과 같이 오랜 시간이 지나도 구매력을 유지하는 가치저장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투자 포인트죠.

반면에 이더리움은 비트코인과 달리 발행량이 무제한인데요. 일정 수준의 발행량을 무한히 유지하며 인플레이션을 조절하는 모델로 설계된 가상자산입니다.

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은 무한 발행 이유에 대해 “투기적 수요와 초기 투자자의 과도한 보상을 감쇄하기 위함”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더리움이 비트코인과 구분되는 또 다른 특성은 바로 ‘스테이킹’ 기능인데요. 스테이킹은 일종의 예금 제도로 보시면 됩니다. 개인이 보유한 이더리움을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맡기면 보상을 돌려주는 구조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앞서 이더리움 현물 ETF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던 이유도 스테이킹 기능 때문입니다. 비트코인과 달리 스테이킹이 가능한 이더리움을 ‘증권’으로 볼 수 있다는 입장이었죠.

이에 일부 전문가들은 이더리움이 비트코인처럼 현물 ETF 자산으로 허용되기 쉽지 않다고 보기도 했습니다.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이 오랜 기간 ‘이더리움은 증권에 해당한다’는 입장을 취했던 것도 비관론의 근거가 됐습니다.

하지만 SEC는 이런 예상을 깨고 23일(현지시간) 블랙록·그레이스케일·반에크 등 8개 자산운용사가 제출한 이더리움 현물 ETF 상장 심사요청서(19B-4)를 승인했는데요.

먼저 직접적 승인 사유는 비트코인 현물 ETF가 등장한 논리와 동일합니다. 이더리움 역시 비트코인과 마찬가지로 이더리움 선물 ETF가 먼저 허용돼 거래되고 있다는 점에서 현물 ETF를 거절할 근거가 부족했던 거죠.

다음으로 결정적 사유는 스테이킹 기능 제외가 꼽힙니다. SEC는 이번 승인에 앞서 이더리움 현물 ETF를 신청한 운용사들에게 “ETF가 보유한 이더리움을 스테이킹 하지 않는 구조로 변경하라”고 요청했는데요. 운용사들은 해당 요청에 따라 이더리움 스테이킹 내용을 모두 삭제한 후 19B-4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SEC가 스테이킹 서비스에 대해 여전히 증권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즉 이더리움 자체는 증권이 아니지만, 이더리움 스테이킹 서비스는 증권으로 볼 수 있다는 거죠.

투자자 입장에서는 아쉬운 대목입니다. 희소성을 토대로 보유 자체가 투자 목적이 되는 비트코인과 달리 이더리움은 스테이킹과 같은 활용 여부가 투자 목적이 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기존에 스테이킹을 통해 이더리움을 추가로 얻어왔던 투자자라면 현물 ETF에 대한 매력은 더욱 떨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승인과 별개로 비트코인 현물 ETF와 결정적 차이점도 있습니다. 바로 SEC 승인 발표 이후 거래 시작 시점인데요.

현재 이더리움 현물 ETF는 SEC가 승인을 발표했음에도 거래 시작 시점은 미정인 상태입니다. 오는 8월이 가장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습니다. 비트코인 현물 ETF가 지난 1월 10일(현지시간) 승인되고 다음 날인 1월 11일(현지시간) 거래가 곧바로 시작된 것과는 다른 모습이죠.

이런 차이는 SEC 승인 발표 시점이 달라서입니다. 앞서 비트코인 현물 ETF 경우에는 SEC가 운용사들의 19B-4와 증권신고서(S-1) 등을 모두 승인한 후에 최종 승인을 발표했는데요. 반면에 이번 이더리움 현물 ETF는 19B-4만 승인된 상태에서 SEC 공식 발표가 나왔습니다.

이를 두고 시장은 혼란에 휩싸이기도 했는데요. S-1 승인이 포함 안 된 ‘반쪽짜리 승인’이란 점에서 사실상 실질적 승인은 아니지 않냐는 지적이 잇따랐습니다.

이는 미국 대선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입니다.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친(親) 가상자산 행보를 보이자 이를 의식한 바이든 행정부가 기존의 강경한 입장을 뒤집고 SEC를 압박했다는 겁니다.

한편 이더리움은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나머지 가상자산) 대장주이자 가상자산 2인자로 불리는데요. 비트코인만큼이나 전체 가상자산 시장의 방향성을 주도하는 주요 코인 중 하나입니다. 이런 이더리움의 현물 ETF 향방을 지켜보는 것도 가상자산 투자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인간의 중대 관심사인 돈의 흐름을 알기 위해서는 금융 지식이 필수입니다. 하지만 금리, 투자, 환율, 채권시장 등 금융의 여러 개념들은 어렵고 낯설기만 합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모두가 ‘금알못(금융을 알지 못하는 사람)’에 가까울지 모릅니다. 금융을 잘 아는 ‘금잘알’로 거듭나는 그날까지 뉴시스 기자들이 돕겠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jee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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