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블록미디어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리 총리는 이날 이 회장을 만나 “경제·무역 협력은 중한(한중) 관계의 버팀목이고, 양국의 산업·공급망은 깊이 얽혀있어 이미 ‘네 안에 내가 있고 내 안에 네가 있는’ 이익공동체를 형성했다”면서 “삼성 등 한국 기업이 계속해서 대중국 투자·협력을 확대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리 총리는 양국 기업이 협력의 잠재력을 찾아낼 새로운 영역으로 첨단 제조와 디지털 경제, 인공지능(AI), 녹색 발전, 생물·의약 등을 거론했다.
리 총리 발언은 한국과 중국이 미중 전략 경쟁 격화 속에 정치적으로 다소 냉랭한 시기를 보내는 가운데도 경제 교류는 지속해야 한다는 원칙적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지만, 동시에 미국 등 서방 진영의 첨단 기술 제재나 공급망 분리 움직임 등으로 경제적 타격을 받고 있는 중국이 수년째 위축돼온 외자기업들을 향해 ‘러브콜’을 보낸 것이기도 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중국은 라이칭더 대만 신임 총통의 ‘주권’ 발언을 문제 삼아 23부터 이틀간 대규모 ‘대만 포위’ 군사 훈련을 벌이면서도 시진핑 국가주석은 훈련 시작 당일 산둥성에서 해외 투자자 및 중국 안팎 경제계 인사들을 만나 “중국식 현대화의 진전을 방해하는 이념적 개념과 제도적 결함을 단호히 제거하겠다”고 말하는 등 ‘경제 챙기기’에 나섰다.
리 총리의 이날 언급 역시 중국이 한미일 안보 공조에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는 상황임에도 한국 기업들을 향해 ‘제도적 개방’을 약속했다는 점에서 최근 중국의 ‘안보·경제 분리 대응’ 기조와 맞닿아있다.
미국의 견제가 집중되는 반도체 등 첨단 제조업과 AI 산업을 비롯해 전기차·태양광 설비 등 ‘중국발 과잉 생산’으로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이 나온 녹색 발전 등을 협력 영역으로 두루 거론한 것은 각종 안보·경제 이슈로 서방 진영의 압박이 고조되는 상황에 대한 중국의 고민을 보여준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리 총리는 이날 “중국의 큰 시장은 언제나 외자기업을 향해 열려 있다”며 “우리는 점진적으로 제도적 개방을 추진해 시장 진입을 확대하고, 외자기업 국민 대우(국내 기업과 동등한 대우)를 잘 이행해 기업의 우려와 요구를 적극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중국 내 보안 관련법 강화 등 최근 더 심화한 사회 통제 분위기와 중국 당국의 자국 기업 ‘밀어주기’ 속에서 리 총리의 외자기업 지원 의지 표명이 얼마나 효과를 낼 것인지 의문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