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이인자’ 갑작스러운 사망에 복잡해진 미국 중동 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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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블록미디어

가자전쟁 장기화 국면에 이란 대통령 사망 혼란까지

“긴장 고조시킬 최대 위협은 ‘이란 핵 프로그램’” 분석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가자 전쟁이 7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시아파 맹주’ 이란 대통령의 유고 상황으로 중동 정세 혼란이 가중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19일(현지시간) 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에 이은 사실상 이인자인 라이시 대통령의 헬기 사고 소식이 전해지자 중동 정세에 미칠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백악관은 조지아주를 방문 중인 조 바이든 대통령이 해당 사고에 대해 보고받았다고 확인했다. 미국 국무부도 관련 보도를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그간 중동 지역 긴장을 고조시켜 온 불안 요인을 정리하면서 미국의 최대 위협으로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꼽았다.

이번 헬기 추락 사고 전부터 이란 핵 프로그램을 둘러싸고 미국과 이란의 관계는 일촉즉발의 위기에 놓여있었다는 것이다.

이란 핵 프로그램은 2015년 미국 버락 오바마 행정부와 이란 간의 핵 협상 타결 이후 대체로 억제돼 왔다.

당시 체결된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에 따라 이란이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중단하는 대가로 미국과 유럽연합(EU), 유엔은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를 해제했다.

그러나 이란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권 후 이 같은 합의를 파기하자 핵 프로그램을 재개했고, 몇 개의 폭탄을 제조하는 데 필요한 수준에 약간 못 미치는 농축 핵연료를 생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2021년 취임한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파기한 이란 핵 합의 복원을 추진했고, EU의 중재로 이란과 협상을 벌였다.

협상은 2022년 초만 해도 9부 능선을 넘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결국 결렬을 거듭하면서 현재까지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이란의 고립을 심화시켜 중동 정세를 안정시키기 위해 수니파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상호 방위조약’이라는 빅딜을 추진해왔다. 이를 통해 사우디와 이스라엘 간의 관계 정상화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이란의 지원을 받는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가자 전쟁이 터지고, 지난달 이스라엘의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 폭격 이후 이란과 이스라엘이 서로 보복 공격을 주고받으면서 역내 긴장이 최고조로 치솟았다.

미국과 이란은 이달 14일 오만에 고위급 대표단을 보내 오만 당국자를 중재자로 한 ‘간접 회담’을 벌이면서 위기 완화를 논의하기도 했다.

NYT는 “핵 프로그램, 즉 이란이 핵무기를 추구할지 아니면 핵무기를 신속히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는 점을 지렛대로 활용할지에 대한 질문은 다른 역내 분쟁보다 더 큰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이란이 사상 처음으로 이스라엘 본토에 대한 보복 공격 때 300기가 넘는 미사일과 드론을 쏘아 올린 점은 이란이 라이시 대통령 치하에서 사정거리 확대 등 미사일 프로그램을 급격히 발전시켰을 뿐 아니라 이스라엘의 방위체제를 압도할 기술로 전환하고 있음을 상기시켰다고 NYT는 지적했다.

이란은 그동안 하마스는 물론 레바논의 시아파 무장세력 헤즈볼라, 예멘의 후티 반군 등 이른바 ‘저항의 축’을 지원해왔다.

가자 전쟁 이후 이스라엘과 무력 충돌을 이어오고 있는 헤즈볼라에 대한 지원은 라이시 대통령의 재임 기간 확대된 것으로 전해졌다. 후티 반군은 가자 전쟁 발발 후 홍해에서 서방 선박 등을 무차별 공격하고 있다.

이에 더해 미국 당국자들은 11월 미 대선이 다가오면서 이란의 해킹 시도도 증가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애브릴 헤인스 미 국가안보국장(DNI)은 지난주 미 상원 정보위원회에서 “이란은 점점 공격적으로 되고 있다”며 “이전 선거에서도 봤듯이 불화를 조장하고 민주주의 기관에 대한 신뢰를 약화하려 한다”고 말했다.

min2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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