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똥 튈까…라인야후 사태에 관련 업계 ‘초긴장'(ft. 카이아 핀시아 클레이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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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블록미디어

이번 사태가 단순히 ‘라인메신저’ 강탈을 넘어 일본의 플랫폼, IT 업계 전반을 지키기 위한 보호무의주역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 나오면서다. 특히 일본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는 웹툰 업계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일본 소프트뱅크의 라인야후 지주사 ‘A홀딩스’ 지분 매각 협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최근 대통령실이 라인야후의 일본 총무성 제출 보고서에 네이버 지분 매각 관련 내용이 포함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면서 양측의 줄다리기가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라인야후 사태는 단순한 기업 간 알력다툼이 아니라 양국 정부까지 개입하는 양상까지 띄고 있다. 일각에서는 라인야후 사태가 일본의 디지털·콘텐츠 서비스 보호무역 주의가 심화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현재 일본에선 약 1억명 가량이 ‘라인’ 메신저를 쓴다. 메신저 플랫폼을 기반으로 뉴스·금융·쇼핑·콘텐츠 등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자국 정부의 개입이 불가피하다는 게 현지 여론이다.

지난해 발생한 라인야후 개인정보 유출이 총무성 ‘자본 재검토’ 행정지도의 빌미가 됐지만 궁극적으로 라인 플랫폼, 즉 한국 서버에서 자국민들의 데이터가 집중되고 있다는 점을 경계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일본 현지의 혐한 정서와 맞물려 ‘지분 강탈’이라는 이례적인 행정수단까지 동원해 한국기업 내몰기에 나선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라인’은 일본 시장에서 초유의 대박을 터트린 유일무이한 한국 플랫폼 서비스다. 한때 ‘한국 상품의 무덤’이라 불릴 정도로 불모지였던 일본에서 K-한류, K웹툰, K게임 등 K콘텐츠가 빠르게 시장을 파고들면서 위기감을 느끼던 일본 정부가 시범타로 라인야후에 칼을 빼든 것 아니냐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라인야후 사태가 불거지면서 일본을 최우선 전략시장으로 꼽았던 웹툰 업계가 가장 노심초사다. 국내 대표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는 플랫폼 핵심 사업 중 하나인 웹툰과 관련해서도 ‘만화 대국’인 일본 시장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 양사 모두 일본에서 기대 이상의 실적을 내고 있는 상황이다.

카카오의 글로벌 콘텐츠 자회사인 카카오픽코마의 경우 최근 3년 만에 유럽 웹툰 시장 완전 철수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카카오픽코마가 유럽 대신 일본 시장에 집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식 만화인 ‘망가’와 한국식 ‘웹툰’을 동시 서비스 중인 카카오픽코마는 일본 만화 플랫폼 시장에서 흥행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2020년 7월부터 현재까지 글로벌 디지털 만화 플랫폼 1위를 기록 중이고, 지난해에는 일본 내 연간 거래액이 1000억엔(약 8700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올해 1~2월에도 단일 플랫폼으로 일본 만화 앱 시장 점유율 50%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픽코마 뿐만 아니라 네이버웹툰의 일본어 서비스인 ‘라인망가’도 일본 시장 내에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2013년 출시된 이후 현재 월간 활성 이용자(MAU) 1억명을 기록하고 누적 다운로드 2억건을 돌파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에는 일본 구글플레이에서 라인망가가 ‘올해의 베스트 앱’ 등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개별 콘텐츠로 봐도 라인망가의 웹툰 ‘입학용병’이 누적 조회수 4억 뷰를 돌파하고, 지난 한 해 거래액 10억엔(약 87억원)을 넘어서면서 단일 작품 역대 최대 기록을 쓰기도 했다. 이외에도 ‘재혼황후’, ‘약탈신부’ 등 월 거래액 1억엔(약 9억원) 이상 작품들도 연이어 배출했다.

라인망가는 네이버의 계열사인 만큼 일본 내 서비스를 출시한 초기 라인 메신저와 연계한 마케팅으로 인지도를 끌어올려왔다. 카카오픽코마보다는 이번 라인 사태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라인망가가 네이버, 라인야후와 관계돼있긴 하지만 이번 사태의 여파를 직접적으로 맞진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하다.

라인망가는 네이버의 웹툰 사업을 총괄하는 웹툰엔터테인먼트 산하에 있다. 웹툰엔터테인먼트는 라인망가 운영사인 라인디지털프론티어의 지분 70%를 갖고 있다. 그리고 웹툰엔터테인먼트의 지분은 네이버가 71.2%, 라인야후가 28.7%를 보유하고 있다. 지배구조상 네이버가 최대주주의 위치를 갖고 있는 만큼 위험요소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물론 라인 사태가 여전히 진행 중이고 여파가 어디까지 커질 지 알 수 없는 만큼 웹툰업계도 완전히 마음을 놓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우리 정부가 라인 사태를 두고 ‘한일 외교 갈등으로 번질 일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으나 간접적 영향이 계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소프트웨어(SW)·정보보호·클라우드 등 일본시장에 진출한 다른 IT기업들도 최근 라인야후 사태가 어느 국면으로 확산될 지 여부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최근 ‘K-스타트업센터 도쿄’ 개소로 이제 막 시작된 한일 스타트업 교류에도 차질에 우려되고 있다.

IT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본 시장 개척에 수년간 공을 들여왔는데, 이번 야후라인 사태가 영업에 미칠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한일간 감정싸움으로 비화될 경우 분명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syh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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