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블록미디어
멤버 24人 그룹…’대기업 과장급’ 정산에 블록체인 이용
제작비 100억 이상…2년 걸쳐 완성, 올해 데뷔 계획
“아이돌 정산 시스템 불합리 구조 개선해”
“365일 언제 어디서나 활동하는 그룹 지향”
유닛 활용 동시다발적 활동…日 진출 앞둬
트리플에스는 지난 8일 첫 정규 앨범 ‘어셈블24(ASSEMBLE24)’을 발표하며 완전체 첫 선을 보였다. 24명이 모두 참여한 타이틀곡 ‘걸스 네버 다이(Girls Never Die)’로 음악 방송 활동 중이다.
이들은 S1부터 S24까지 번호를 매겨 순차적으로 등장했다. 이 때문에 멤버들마다 데뷔일이 다르다. S1 윤서연(20)이 2022년 5월1일에 공개되고, S24 지연(20)이 2024년 4월4일이 마지막 멤버로 들어왔다. 앞서 공개된 멤버들끼리 ‘AAA’와 ‘크리스탈 아이즈’ ‘애시드 아이즈’ ‘러블루션’ ‘에볼루션’ ’NXT’ ‘아리아’ 등 유닛으로 활동했다.
팬 참여형으로 팀이 운영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트리플에스는 유닛 구성부터 곡 선정까지 쌍방향 시스템을 지향한다. 일본의 대형 그룹 AKB48의 총선거와 비슷하다. 다만 AKB48의 총선거는 인기 투표격이라 멤버들의 순위가 매겨졌다. 트리플에스는 모든 멤버가 고루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새로운 콘셉트를 선보이는 것이 초점이다.
이런 재미를 주기를 위해 세계관을 부여했다. 여기에 블록체인 기술이 사용된다. 팬들은 ‘마스터’라고 명명되고, NFT 기술을 활용한 포토카드 등 MD ‘오브젝트’를 구매하면 투표에 참여할 수 있는 유틸리티 토큰 ‘꼬모’를 얻는다. 실물 카드는 GS25 편의점에서 원화로 구매할 수도 있다. 이는 투표 과정에서 투명성을 보장하는 장치다. 마스터들은 트리플에스의 공식 애플리케이션 ‘코스모’에서 유닛 활동 멤버, 타이틀곡이나 콘셉트 선정에 대한 투표를 한다. 유닛은 ‘디멘션’, 투표는 ‘그래비티’라고 불린다.
◆데뷔 과정만 2년…왜 24명이어야 했는가
트리플에스는 12인조 걸그룹 ‘이달의 소녀’ 제작에 참여했던 정병기(제이든 정) 대표가 설립한 기획사 모드하우스의 첫 걸그룹이다. 멤버들을 한 명씩 공개하고 솔로와 유닛, 완전체까지 다양한 조합을 구성하는 점에서 이달의 소녀와 비슷하다. 이달의 소녀 또한 2016년 10월부터 매달 1명의 멤버 공개하고 유닛 활동을 하다가 2018년 8월 완전체로 정식 데뷔했다.
모드하우스는 처음부터 ’24인조’를 염두에 두고 트리플에스를 제작했다. 첫 티저부터 “우리는 하나이자 스물넷”이라는 시그니처 멘트가 등장한다. 24명이 2024년에 다 모인다는 스토리라인이 계획대로 이뤄진 것이다.
모드하우스 고위 관계자는 “K팝 걸그룹 최다 인원 수식어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24인조가 중요했다”고 강조했다. 한 그룹 안에 여러 개의 그룹이 존재하는 것에 초점을 뒀다는 것이다. “요즘엔 최애그룹, 차애그룹을 덕질하는 형태로 멀티 덕질을 팬분들이 하시는데. 저희는 다양한 걸그룹을 내놓고 365일 어디서든, 어떤 형태로든 활동을 하고 있는 그룹을 지향하기 때문에 24라는 숫자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최정예 멤버를 완성하기 위해 트리플에스가 이미 세상에 공개된 뒤로도 캐스팅을 진행했다. 유연하게 팬들의 반응을 보면서 멤버들이 순차적으로 공개되는 식이었다는 전언이다.
◆제작비만 100억 이상…데뷔 전부터 정산 받는 멤버들, 어떻게?
트리플에스는 대형 그룹답게 100억 이상에 제작비가 쓰였다. 하지만 이들은 데뷔 전부터 매출이 있는 구조라 비교적 타격이 덜했다. ‘오브젝트’ 판매를 통해 매출이 나오고 있다. 관계자는 “아직 그렇게 유명한 상황이 아니었던 23년도에도 비슷한 체급의 타 팀과 비교해 매출이 나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저는 개인적으로 ‘트리플에스가 쿠팡 중이다’라고 얘기한다. 쿠팡이 초기 수년간 로켓배송을 통해 수익보다는 매출 성장을 일으킨 것에 비유하는 것이다. 지금 쿠팡이 수익을 내는 것처럼, 중소회사인 저희가 큰 규모의 투자를 한 것도 더 큰 결과를 위한 것”이라고 자신했다.
후일을 도모하기 위해 초기 투자를 과감하게 하는 것은 여느 아이돌 제작과 다를 것 없어 보이지만, 멤버들이 데뷔 전후로 정산을 받을 수 있는 것은 특이점이다. 통상적으로 트레이닝비, 앨범 제작비, 생활 전반에 필요한 비용 등을 제하고 투자금이 회수된 후부터 정산을 받을 수 있다.
데뷔 9년 차인 그룹 ‘빅톤’ 멤버 도한세는 최근 “정산 받는 아이돌 팀들은 거의 없다. K팝 팬 아닌 대중까지 다 아는 몇 팀 빼고는 다 빚만 쌓다 계약이 끝난다”고 아이돌 생태계를 꼬집기도 했다. 현 가요계 대세 그룹 ‘뉴진스’는 데뷔 2개월 만에 정산을 받은 것으로 유명하다. 1인당 약 52억원을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 정도로 그룹별 정산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화제를 모았다.
모드하우스는 이런 아이돌 정산 시스템의 불합리한 구조를 개선하려고 했다. 오브젝트 판매로 인해 곧바로 수익이 생기는 플러스 정산 시스템이다. 관계자는 “세계 최초의 정산 방법”이라고 표현했다. “때로 어떤 분들은 몇십만원 정산해 주는 것도 정산금이라고 할 수 있겠냐는 우스갯소리도 한다. 그런데 멤버들은 최소한 대기업 신입사원 이상의 정산을 받고 있다. 더 많이 받는 친구들은 대기업 과장급까지 받고 있다”고 밝혔다.
◆차별화된 시스템…정병기 대표 다인조 노하우 녹여내
다인원 그룹의 활동은 쉽지 않다. 완전체 쇼케이스에서 멤버 전원 포토타임을 마무리한 것이 30분 정도가 소요될 정도였다. 음악방송 무대도 24명이 꽉 채운다. 이들은 “평소에는 카니발 5대로 다니는데 이번에는 버스로 다닌다. 숍 시간이 오래 걸려 선발대, 후발대를 나눈다. 아침 스케줄이면 새벽 1시부터 픽업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 대표는 JYP·울림엔터테인먼트 등에서 A&R을 담당하고, 블록베리크리에이티브에서 이달의 소녀 세계관을 구상했다. 덕분에 곡 수급이 원활하고 다인원 그룹에 대한 경험도 많다. 이런 노하우들을 집결해 체계적인 시스템을 만들었다.
관계자는 “24인조답게 파트 분배나 안무 구성은 매우 정교해야 한다. 자칫 잘못하면 인원수가 많은 것이 버겁게 보일 수도 있지만, 또 잘 만들면 메가 그룹으로서의 장관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회사의 업력에 비해 대형 안무실을 두 개 갖고 있다. 더 원활한 작업을 위해 초대형 연습실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완전체가 완성된 만큼 활동 영역은 더 넓어질 전망이다. 다양한 인원수로 색다른 조합과 콘셉트로 유닛을 무한 양산할 수 있다. 특히 이런 활동을 동시다발적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이제 글로벌로 뻗어나갈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일본 소니 뮤직의 레이블 SME 레코드와 손을 잡았다. 매니지먼트는 SM엔터테인먼트의 일본법인 스트림 미디어 코퍼레이션(Stream Media Corporation)과 레갈리아스(Ligareaz)가 공동으로 담당한다.
“가장 트리플에스에 적합한 음반사를 찾기 위해 꽤 긴 시간 동안 일본 파트너를 찾았다. 3분기부터 일본에서의 다양한 트리플에스의 활동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다. 누군가는 일본에서 활동하고 있으면, 다른 누군가는 한국에서 음악방송 활동을 하고 있고, 누군가는 미국 투어를 하고 있는 형태가 될 것이다”라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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