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블록미디어
관전 포인트는 금통위의 색채 변화 여부다. 4월 금통위에서는 금통위원 1명이 3개월 후 인하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비둘기파 색채가 짙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깜짝 GDP와 다시 반등한 가계부채, 안심하긴 이른 물가에 다시 매파 색채를 보일 가능성도 있다. 금통위원으로 새로 합류한 이수형, 김종화 위원이 어떤 의견을 보일지도 관심거리다.
17일 한은에 따르면 금통위는 이달 23일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이번 회의에는 금통위원 중 대표적인 매파로 분류되는 조윤제 위원과 서영경 위원 퇴임 후 새로 부임한 이수형, 김종화 위원이 처음으로 참여한다.
금통위는 지난해 1월 0.25%포인트 인상을 마지막으로 2월부터 올해 4월까지 10회 연속 기준금리를 3.5%로 묶었다. 시장에서는 이번에도 한은이 기준금리를 손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높다.
금통위가 금리를 낮추지 못하는 이유로는 미국의 금리 불확실성이 우선 꼽힌다. 4월 CPI(소비자물가지수) 둔화되며 9월 금리 인하 기대가 높아졌지만, 파월 연준 의장은 최근 대담에서 “다음 조치가 금리 인상이라고 생각 안해”라면서도 “통화정책을 더 오래 제약적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한은이 연준에 앞서 섣불리 금리 인하에 나섰다간 한·미 금리 역전차 확대에 1300원대 중반으로 치솟은 환율 재급등과 자본유출 우려가 커진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미국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60%대 중후반에서 움직이고 있다.
물가 불확실성도 한은의 인하 시도를 망설이게 한다.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9%로 석 달 만에 다시 2%대로 내려왔지만, 김과 올리브유 등 먹거리 물가 오름세가 여전한데다, 하반기 공공요금 인상을 앞둔 불안도 가시지 않았다. 중동 리스크 불씨가 꺼지지 않으며 유가 불확실성도 여전하다.
우리 경제의 최대 내관으로 꼽히는 가계부채가 다시 반등했다는 점도 금리 인하를 주저하게 만드는 요소다. 은행권의 4월 가계대출은 주택 거래 증가에 한달 만에 다시 반등해 1104조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한 상태다. 금리 인하 기대에 주택담보대출은 4조5000억원이나 늘었다.
깜짝 성장으로 금리 인하에 나서 경기를 부양해야할 명분도 줄었다. 고금리, 고물가에도 1분기 경제성장률은 시장 전망치(0.5~0.6%)를 크게 웃도는 1.3%를 거뒀다. 금리를 내려 경기를 적극 부양하지 않아도 올 한해 2%대 중반 성장률이 예상된다.
결국 금통위는 이번에도 현상 유지를 결정하며 매파 시그널을 보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최근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 총회 참석차 방문한 조지아 트빌리시 기자간담회에서 “다시 원점이라고 표현하기는 그렇지만, 4월 당시와 상황이 바뀌어서 다시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변수는 금통위에 새롭게 합류한 이수형, 김종화 위원이다. 두 위원은 기획재정부와 상공회의소 추천을 받았다는 점에서 비둘기파적이라는 시각이 높다. 노무라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김 위원은 다소 비둘기적인 성향을 갖고, 이 위원은 데이터에 의존한 통화정책에 좀 더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앞서 4월 금통위에서도 금통위원 만장일치 동결에도 3개월 금리를 전망하는 한국형 포워드가이던스를 통해서 3개월 후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해당 의견을 제시한 위원이 인하 주장을 굳힐 경우 인하 소수 의견으로 등장할 수도 있다.
한은의 통화정책 전환 시기로는 미국의 금리 인하 시점 이후인 4분기로 보는 시각이 대부분이다. 한은이 미국과 금리차를 벌리지 않고 관망하다가 3분기 중 연준의 금리 인하 신호가 짙어질 경우 금리를 낮출 것이란 의견이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물가도 안정되면서 우리나라가 금리를 낮출 요인은 많지만, 미국의 액션을 확인해야 한다는 점에서 선제적으로 금리를 낮추긴 어렵다”면서 “우리나라는 미국이 9월 인하에 나선 후 4분기 중 연내 1회 인하를 전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은은 이번 금통위에서 수정 경제 전망을 내놓는다. 한은은 지난 2월 전망을 통해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과 물가 전망치로 각각 2.1%와 2.6%를 제시했다. 하지만 1분기 깜짝 성장률을 거두며 성장률 전망치는 2%대 중반의 상향 조정이 예상된다. 물가에 대해서는 유지와 상향 조정이 엇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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