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블록미디어
이더리움은 9일 오전 한때 전날 대비 10.41% 오른 530만원을 기록했다. 이날 오후 3시 빗썸에서는 524만원에 거래되며 상승세를 이어가는 모습도 연출했다.
반면에 비트코인은 이날 오전 4% 상승에 그쳤다. 그마저도 오후에는 하락 전환(-0.66%)하며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이더리움의 독주는 한 달 만에 연출됐다. 통상 대장주인 비트코인을 따라 동반 상승하는 경향이 있지만, 최근 한 달간은 나타내지 못한 것이다.
실제로 이날 오후 3시 코인마켓캡 기준 이더리움 월간 상승률은 -6.39%다. 같은 시각 비트코인은 전달 대비 3.97% 올랐다. 비트코인이 한 달 동안 오른 폭의 두 배만큼 이더리움이 떨어진 셈이다.
대장주에 눌렸던 이더리움이 하루 만에 반전을 꾀한 배경은 큰 손인 고래 투자자의 수요 증가다. 특히 44일 앞으로 다가온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기대감이 이들의 자금 유입을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고래 투자자의 온체인 데이터를 분석하는 고덱스 AI(Godex.ai)에 따르면 이날 일부 고래 투자자들은 3511만달러(475억원) 상당의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이더리움 1만322개를 매수했다. 이날 이더리움 급등은 해당 매수가 발생한 이후 나타났다.
가상자산 전문매체 코인스피커는 이번 급등에 대해 “최근 고래 투자자의 축적은 이더리움 가격 상승 가능성에 대한 믿음을 보여준다”며 “이같은 낙관의 원동력은 이더리움 현물 ETF의 승인 가능성”이라고 진단했다.
현물 ETF가 촉발제로 꼽히는 이유는 비트코인 선례 때문이다. 실제로 앞서 비트코인은 지난해 말 현물 ETF 승인 기대감을 가격에 선반영하며 100% 넘게 뛴 바 있다. 이어 현물 ETF가 실제로 승인된 이후에는 1억원을 돌파했다. 이더리움 역시 이같은 패턴을 그대로 따라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현물 ETF 승인은 가상자산을 제도권 자산 반열에 올려놓는 대형 이벤트다. 따라서 승인 여부에 대한 기대감만으로도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경향이 있다.
글로벌 대형 금융사들의 자신감도 이더리움에 불을 붙였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과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 등이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에 대한 낙관을 동시에 드러낸 것이다. 비트코인을 두고는 엇갈렸던 두 회사가 이더리움에 대해서는 같은 입장인 셈이다.
니콜라오스 파니거초글루 JP모건 글로벌 시장 전략가는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승인이 5월 이후로 지연되면 그레이스케일 법적 분쟁과 유사한 소송 절차가 시작될 수 있다”며 “소송에서 SEC가 패소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내달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 가능성을 여전히 50%로 예측한다”며 “그때까지 승인이 안 된다면 5월 이후 소송 절차가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블랙록은 미국 금융당국이 그간 지적한 대로 이더리움이 증권으로 분류되더라도 ETF 승인은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래리 핑크 블랙록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7일(현지시간) “SEC가 이더리움을 증권으로 분류하더라도 이더리움 현물 ETF를 출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원리적으로 ETF의 투자 대상이 되는 자산이 증권이어도 상관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 여부는 내달 23일 결정될 전망이다. 이날은 SEC에 최초로 접수된 이더리움 현물 ETF(반에크)의 승인 여부 결정 마감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