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블록미디어
윤석열 대통령·국민의힘 “금투세 폐지”…민주당 “논의중”
금투세 폐지, 법 개정 사안…7개월 내 여야 구체적 행동 필요
“구체적인 논의로 ‘공(空)약’ 아닌 ‘공(公)약’ 돼야” 주장도
금투세 폐지는 소득세법 등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으로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합의가 필수적이다. 개인투자자 단체인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는 민주당에 금투세 포기 입장을 내놓으라며 압박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예정대로 내년부터 금투세를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개인투자자들의 표심을 의식해 한발 물러선 모양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투세는 내년 1월 시행 예정으로 대주주에게만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현행 주식 과세 대신 대주주 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금융상품 매매(환매) 수익이 일정액(주식 5000만원, 기타 250만원) 이상이면 20%의 세금(3억원 초과분은 25%)을 일괄 부과하는 제도다. 문재인 정부에서 도입을 추진해 2023년 도입 예정이었지만 여야 합의로 2년 유예해 2025년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이런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이 금투세 폐지 추진을 공식화하며 도마위에 올랐다. 윤 대통령은 올해 초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24년도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 참석해 금투세를 폐지하겠다고 말했다. 후속 조치로 지난 2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이 금투세 폐지를 골자로 한 조세특례제한법·소득세법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했지만 임시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달 24일 “내년 초 시행될 금투세 때문에 ‘코리아 디스카운트’ 리스크가 지속될 거라는 지적도 있다”며 “금투세 폐지를 반드시 해내겠다”고 재차 언급하면서 22대 총선 및 국회로 공이 넘어갔다.
한투연은 지난달 26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게 서한을 보내 금투세 시행 포기 선언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한투연은 “대한민국을 위해 금투세 시행 포기 선언을 해달라”면서 “민주당의 시간표대로 금투세가 강행된 뒤 만약 주식 폭락 사태가 발생한다면, 민주당은 그에 대한 정치적·경제적 책임을 지고 대국민 사과 및 피해보상을 하겠다는 대책이 담긴 입장문을 총선 전에 내놓을 것을 권고한다”고 했다
민주당도 고심하는 분위기다. 정태호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정책본부장은 지난달 24일 기자간담회에서 “금투세는 조세 공정성 차원에서 여야 간에 도입이 합의됐던 것”이라면서도 “지금 상황에서 어떤 게 바람직스러운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여야가 “금투세 폐지”, “검토하고 있다” 등의 발언이 ‘공(空)약’이 아닌 ‘공(公)약’이 돼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금투세는 법안 개정 사안으로 추가적인 조치가 없다면 내년 초 자동 시행된다.
금투세가 예정대로 내년초 도입된다면 국내 증시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가 상당하다. 세금 회피를 위해 큰손 투자자들이 시장을 이탈하게 될 것이고, 이로 인해 국내 증시는 하방 압력을 받게 된다.
금투세 과세 대상자는 15만명에 불과하지만 실제 이들은 주식시장의 큰손으로 통한다. 연간 5000만원 이상 금융투자소득을 얻기 위해서는 투자금이 최소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이 된다. 만약 이들이 빠진다면 개인투자자들도 고스란히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연말부터 큰손들이 증시에서 이탈하게 될 것이다. 안 그래도 서학개미, 일학개미가 늘면서 해외투자가 활발해 지고 있는데 이들이 국내 증시로 돌아오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며 “국내 증시 부양을 위해 정부가 기업 밸류업을 도입한다고 해도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수 았다”고 꼬집었다.
다만 ‘부자감세’, ‘세수감소’ 논란 등도 있다. 민주당은 금투세 폐지로 이득을 보는 이들은 대부분 수퍼개미나 고소득층이라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금투세가 폐지되면 연간 1조5000억원 이상의 세수가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국회예산정책처는 금투세가 2025년부터 시행될 경우 2027년까지 세수가 4조328억원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투세 폐지를 주장하는 여당 측에 세수 결손에 대한 대책을 함께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