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블록미디어
이상형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14일 ‘통화신용정책보고서’ 설명회에서 “지난해 가계대출 증가율이 0.7%에 그쳤고 작년과 재작년을 합쳐보면 가계대출은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며 “가계대출은 당분간 낮은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도 완만하게나마 하락 추세를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은 11조5000억원 늘며 직전년도 6조6000억원 감소에서 증가로 전환됐지만, 연간 증가율은 0.7%에 그쳤다. 2022년을 제외하면 2008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이에 따라 GDP 대비 가계 부채 비율도 낮아졌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우리나라의 GDP 대비 가계 부채 비율은 100.1%로 대상국 34개국 중 가장 높다. 다만, 전년 동기(104.5%)보다 4.4%포인트 줄며 대상국 중 내림폭은 영국(-4.6%포인트) 이후 2번째로 컸다.
이 부총재보는 “지난해 중반 이후 가계 대출이 늘었는데, 그 과정에서 2~3월 주택 거래 증가와 정책금융도 일부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다만, 정책금융의 역할을 가계대출로만 볼 것이 아니라 주택시장 경착륙을 방지하는 역할을 했다는 균형 잡힌 시각을 가져야 한다”며 “올해는 정책금융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스트레스DSR(총부채권리금상환비율) 등 가계부채 관리 조치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스트레스DSR은 과도한 가계대출 확대를 방지하기 위해 지난달 26일부터 시행됐다. 그는 “스트레스DSR은 변동금리 대출로 갈 경우 가산금리가 부여돼 대출 한도가 줄어들어 고정금리 대출을 늘리는 방향이 될 것”이라고 했다.
주택 가격 전망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높다고 평가하면서도 높은 가격 수준과 부동산 PF 부실 등을 하방 요인으로, 금융여견 완화 기대와 지역 개발 호재 등을 상방요인으로 봤다. 그러면서 최근 주택 경기 둔화 흐름이 부동산PF 부실과 가계 부문의 금융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우려했다.
이 부총재보는 “최근 부동산 부진에 따른 주택가격 하락이 신용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부동산PF 익스포저 큰 비은행의 경우 연체율 빠르게 오르는 상황으로 최근 여건을 보면 연체율이 단기간에 꺾일 것으로 보기엔 이르다”고 봤다. 이어 “다만, 시스템 리스크를 유발할 정도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정부가 저출산 문제에 대해 신생아특례 대출 등 부동산 문제로 접근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특정 대출 구조에 대해선 정부나 금융당국이 적절하게 가계부채 증가에 크게 기여하지 않는 정도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해외 기관들의 우리나라가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금리를 내릴 것이란 의견에 대해서는 “상반기에는 금리 인하 어렵고, 하반기에는 어떻게 할 것인지 판단해 나갈 것이라는 내용에 변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5월에 여러 가지 여건 변화를 고려해서 경제 전망을 다시 하고 그에 기반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총재보는 연말 2% 초반 물가를 전망하면서도 물가 안정기 진입의 마지막 과정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향후 주요 물가 불안 요소에 대한 질문에 그는 “물가 안정기 재진입 과정에서 리스크가 많다”면서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유가도 불안한 만큼 섣부른 긴축기조 전환과 이에 따른 리스크에 유의할 단계”라고 답했다.
이어 방홍기 정책기획부장은 “고인플레이션 경험 이후에는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율이 같이 올라가는 경향이 있다”면서 “일반인의 기대가 안정되야 관측되는 물가도 안정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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