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부자 순위 1~2위를 다투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대권에 도전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만났다고 뉴욕타임스(NYT)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 캠페인과 민사소송으로 막대한 현금이 필요한 상황인데, 억만장자인 머스크의 지원을 얻어낸다면 백악관 재입성 가능성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NYT는 지난 3일 플로리다주 팜비치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소수의 공화당 고액기부자와 함께 머스크 등 세계적인 부호들을 만났다고 3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호세력에 머스크를 칭찬했으며, 조만간 단독 면담을 가지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미국 대선은 선거운동에 천문학적인 자금이 필요해 ‘쩐의 전쟁’으로 불리기도 한다. 백악관 탈환을 노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다수 여론조사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을 앞서고 있으나, 자금력 측면에서는 열세라는 평가가 많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근 민사소송에서 잇따라 수천억원대 벌금을 선고받은 점도 악재다. 앞서 법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자산 부풀리기 의혹과 관련해 3억5500만달러의 벌금을 선고했고, 성추행 피해자 명예훼손 사건에서는 8330만달러의 배상금을 판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본인이 부동산 재벌로 유명하지만, 당장 현금 자산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추가적인 주요 기부자들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한다. 만약 머스크의 지지를 끌어낸다면 천군만마를 얻는 셈이다.
미 CNN은 지난 4일 머스크의 순자산이 1980억달러(약 264조4300억원) 수준이며, 이는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겸 회장(2000억달러)에 이은 세계 2위라고 보도한 바 있다. NYT는 “이는 잠재적으로 바이든 대통령과 그 동맹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비해 가질 것으로 예상되는 자금 우위를 거의 혼자서 지워버릴 수 있다”고 평가했다.
머스크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후원할지 여부는 아직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으나, 최근 바이든 대통령이 다가오는 대선에서는 승리해서는 안 된다고 밝힌 만큼 트럼프 전 대통령과 손잡을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과 머스크는 관련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고 한다.
머스크는 이번 대선에서 일찌감치 공화당의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디샌티스 주지사는 지난 1월15일 공화당 첫 경선에서 2위를 차지한 뒤 사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