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블록미디어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의 제롬 파월 의장은 6일(현지시간) 연내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하지만 물가가 잡혔다는 더 큰 확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 경제가 견조한 속도로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기존의 신중한 입장을 재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파월 의장은 이날 미 연방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경제가 예상 경로로 움직인다면 올해 어느 시점에 현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되돌리는 완화책을 시작하는 게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금리 인하에 나서기 전 물가가 잡혔다는 더 큰 확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인 2%로 지속 가능하게 움직인다는 더 큰 확신을 얻기 전까지는 기준금리 인하가 적절하지 않다고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이 같은 파월 의장의 발언은 인플레이션이 2%로 둔화할 것이란 확신이 들 때까지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기존의 자기 입장이나 연준 다수 위원의 언급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1월 FOMC 의사록에 따르면 대부분 연준 위원은 정책 기조를 너무 빨리 완화할 경우의 위험성을 지적하고, 인플레이션이 2%로 지속 가능하게 하락하고 있는지 판단할 때 향후 경제 데이터를 신중하게 평가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파월 의장은 신중론을 유지하는 배경으로 미 경제가 튼튼하다는 점을 들었다.
파월 의장은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한 질의에 “저와 동료들은 미국 경제가 견조한 속도의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미국 경제가 가까운 미래에 침체에 빠질 증거나 이유는 없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민자 유입 증가가 2022∼2023년 미국 경제에 주목할 만한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다만, ‘미국 경제가 연착륙(soft landing)으로 향하고 있느냐’는 질의에는 “경제가 견조한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고만 말하겠다”라고 답하며 용어 사용에 신중한 모습을 취했다.
미 상업용 부동산발 은행 대출 부실화 위험에 대해선 은행권의 손실이 예상된다면서도 제어할 수 있는(manageable)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하원 증언에선 연준을 포함한 규제당국이 추진하는 미 은행권의 자본 규제 강화 방안에 관한 질의가 집중됐다.
앞서 연준 등은 지난해 초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이후 은행권 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대형은행의 자본금 요건을 상향하는 규제 변경을 예고하고 의견수렴에 나선 바 있다.
은행권은 연준 등이 제안한 자본 규제 강화안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은행 자본규제 강화 계획에 대해 “1월 중순 방대하고 중요한 의견을 수렴했고 이를 신중히 분석하고 있다”며 “향후 진행을 결정할 수 있는 시작 단계에 있으며 현재로선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려 사항에 대해 듣고 있다”며 “제안된 규제안에 광범위하고 중대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