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블록미디어
비트코인은 6일 자정 무렵 6만9200달러를 돌파하며 2년 여 만에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역사상 달러 기준 최고가는 지난 2021년 11월 기록한 6만9000달러다.
하지만 환희는 잠시 뿐이었다. 신고가 돌파 직후 4시간 만에 14.5% 반락하며 급격한 변동을 나타낸 것이다. 원화 기준으로는 최대 8700만원까지 빠져 최근 상승분을 모두 토해내는 장세를 연출하기도 했다. 또 한국시간으로는 새벽에 발생한 단기 급락이라 대응하지 못한 국내 코인러(가상자산 투자자)들도 속출했다.
이번 급락은 차익 실현에 따른 대규모 매도 압력으로 분석된다. 특히 초기 채굴자들이 장기간 보유했던 비트코인을 1000개 가량(920억원 규모) 시장에 던지면서 하락을 촉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상자산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는 5일(현지시간) 크립토퀀트 자료를 인용해 “비트코인을 10년 이상 보유한 채굴 기업 관련 주소에서 6900만달러 규모의 비트코인이 코인베이스로 이동했다”며 “이동은 비트코인이 최고가에 도달한 뒤 급락하기 직전 발생했다”고 전했다. 통상적으로 장기 휴면 가상자산이 거래소로 옮겨지는 것은 대규모 매도를 시사한다.
◆”최고가→급락은 일반적 현상…2주면 회복”
급락에 당황한 코인러들과 달리 전문가들은 “일반적 현상”이라며 태연한 반응을 보였다. 역사적으로 비트코인이 전고점을 돌파한 후 급락한 뒤 평균 2주 만에 다시 두 배로 급등했다는 것이다.
지난 1월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이후 장세를 정확히 예측했던 가상자산 분석가 안소니 폼플리아노는 5일(현지시간) CNBC와 인터뷰에서 “과거 비트코인이 최고치(ATH)를 기록한 4차례 중 3번은 가격이 다시 두 배로 상승하는데 18일을 넘기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가 제시한 시기는 ▲2020년 12월(18일) ▲2017년 3월(84일) ▲2013년 11월(10일) ▲2013년 3월(18일) 등이다. 2017년 3월을 제외하면 비트코인이 최고치를 돌파한 뒤 두 배가 되는 데 소요된 시간은 평균 15일이다.
가상자산 자산운용사 갤럭시의 리서치 총괄을 맡은 알렉스 쏜(Alex Thorn) 역시 이날 디크립트와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뒤 10%대 급락을 보인 것은 일반적이고 당연한 수순”이라며 “지난 2017년 강세장 당시에도 사상 최고가를 달성하기 전까지 25% 이상의 낙폭을 8번 기록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단기 조정은 가격 상승에 따른 변동성 확대의 시작일 가능성이 크다. 흔히 강세장을 놓고 ‘우려스러운 벽을 오른다’고 표현하기도 한다”며 “우려스러워도 결국 벽을 타고 올라가 최고점에 도달했다. 따라서 상승장에서 가파른 조정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당부했다.
◆80% 폭락도 4차례…”거품 쌓이고 있어”
다만 비트코인이 최고가를 기록한 뒤 80% 넘게 폭락한 적도 4차례나 있어 일각에선 거품 논란을 제기하고 있다.
투자정보업체 컴파운드어드바이저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8년 12월 비트코인은 최고가를 기록한 뒤 1년 간 하락세가 이어져 84% 폭락한 바 있다. 2015년 1월에는 이전 고점 대비 85% 떨어졌다.
거슬러 올라가면 90% 넘게 폭락한 기록도 있다. 2011년 11월에는 다섯 달만에 94% 빠졌다. 또 비트코인 시세가 1달러에 못미쳤던 2010년에는 24일만에 94% 급락한 적도 있다.
마르코 콜라노비치 JP모건 체이스 수석시장시장전략가는 “현재 비트코인 가격 급등은 버블의 전조”라며 “거품(froth)이 쌓이고 있다”고 경고했다. JP모건은 그간 비트코인 거품 논란을 꾸준히 제기했던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