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블록체인투데이
[블록체인투데이 이아름 기자] 미국 법무부(DOJ)가 암호화폐 전담 수사팀을 해체하고, 일부 주요 암호화폐 관련 영역에 대해서는 더 이상 형사 수사를 진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8일(현지 시각) 디크립트에 따르면 이 같은 내용은 지난 7일 밤 부차관보 토드 블랜치(Todd Blanche)가 기관 직원들에게 배포한 내부 메모를 통해 알려졌다.
메모에 따르면, 법무부 산하 국가 암호화폐 수사팀(NCET)은 즉시 해체됐다. 또한, 정부는 암호화폐 거래소, 믹싱 서비스, 콜드 월렛 사용자에 대해 최종 사용자나 비의도적인 규제 위반으로 인한 행위에 대해서는 형사 기소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단, 횡령, 사기, 럭풀, 해킹 등 명백한 범죄가 수반된 경우는 예외다.
이 메모는 암호화폐 로비 단체 디파이 에듀케이션 펀드(DeFi Education Fund)의 전무이사 아만다 투미넬리(Amanda Tuminelli)에 의해 8일 오전 엑스(X)에 게시되었으며, 해당 사안을 잘 아는 소식통은 메모의 진위를 확인했다. 이 문서의 내용은 먼저 포춘(Fortune)지가 보도했다.
법무부는 이 메모에서, 북한 등 범죄 조직이나 적성국이 암호화폐 서비스를 자금 세탁에 이용하는 경우, 그 조직 자체만 수사 대상으로 삼고, 이들이 이용한 플랫폼은 처벌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명시했다. 이는 기존의 수사 기조에서 대대적인 정책 전환이다.
그간 토네이도 캐시(Tornado Cash) 같은 믹싱 서비스는 거래 익명성을 보장한다는 이유로 프라이버시 옹호자들과 범죄자들 모두에게 인기를 끌었으며, 이에 따라 미국 정부의 지속적인 감시 대상이었다.
2023년, 법무부는 토네이도 캐시의 개발자인 로만 스톰(Roman Storm)을 자금 세탁 혐의로 체포하고 기소했다. 스톰은 “토네이도 캐시는 누구나 접근 가능한 퍼미션리스 서비스이며, 범죄를 고의로 조장한 바 없다”며 강력히 반발해 왔다.
하지만 그의 표현의 자유(free speech) 방어 논리는 지난해 가을 재판부에 의해 기각되었으며, 이 사건은 오는 여름 정식 재판을 앞두고 있다.
이제 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지난달 미 재무부는 법원 명령에 따라 토네이도 캐시에 대한 제재를 해제했고, 이번 법무부 메모에서도 블랜치 부차관보는 새로운 암호화폐 정책에 부합하지 않는 기존 사건들은 취하돼야 한다고 명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