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토큰포스트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은행 감독 기준에서 ‘평판 리스크(Reputational Risk)’ 항목을 삭제하기 위한 제도 개편에 나섰다. 암호화폐 산업계의 오랜 문제였던 디뱅킹(debanking) 관행에 변화가 예고된다.
25일(현지시간) 더블록에 따르면, 트래비스 힐(Travis Hill) FDIC 의장 대행은 공화당 소속 댄 뮤저(Dan Meuser) 하원의원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감독 당국이 평판 리스크를 근거로 은행 활동을 비판하지 못하도록 명확한 규정 개정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은행의 평판은 중요하지만, 대부분의 리스크는 신용, 시장, 유동성 리스크 등 전통적 채널을 통해 관리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치는 FDIC가 암호화폐에 보다 개방적인 정책 기조를 택한 이후 이루어진 것으로, 힐 의장 대행은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올해 1월 임명되었다. 앞서 미국 통화감독청(OCC)도 유사한 방식으로 평판 리스크 검토를 중단하고, 관련 문서와 지침에서 해당 개념을 삭제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은행들이 암호화폐 기업과 같은 특정 산업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있어 더 이상 ‘명분 없는 리스크’를 이유로 회피하지 못하도록 하려는 의도다.
이번 움직임은 공화당 주도의 상원 은행위원회가 최근 통과시킨 ‘FIRM법’과도 연결된다. 해당 법안은 평판 리스크를 연방 규제기관의 감독 기준에서 전면 배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민주당 의원들의 반대 속에 공화당 단독으로 통과되었다. 암호화폐 업계는 평판 리스크가 오랜 기간 ‘운영상의 애매한 리스크’를 근거로 정당한 계좌 개설 요청이 거절되는 등 ‘초크포인트 2.0(Operation Choke Point 2.0)’의 핵심 수단으로 사용되었다고 주장해왔다.
백악관 암호화폐 및 인공지능 정책 수석인 데이비드 삭스(David Sacks)는 X를 통해 “암호화폐에 대한 디뱅킹을 정당화하는 수단이 사라졌다는 점에서 명백한 승리”라고 평가했다. 반에크(VanEck) 디지털 자산 책임자 매튜 지겔(Matthew Sigel)도 “FDIC가 평판 리스크를 철회함에 따라 정치적 의도가 아닌 기업의 재무 건전성에 기반한 금융 서비스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