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토큰포스트
비트코인(BTC)의 지배력이 낮아질 때마다 투자자들은 알트코인 시즌이 도래할 것이라고 기대하지만, 실제 데이터는 이미 그 시기가 지나갔을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알트코인 시즌은 비트코인 강세장 이후 2~3개월간 주요 알트코인이 BTC 대비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는 기간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최근 사이클에서는 이런 전형적인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
블록체인 센터(Blockchain Center)에 따르면, 상위 50개 알트코인의 75%가 비트코인보다 우수한 성과를 내는 시기를 알트코인 시즌으로 정의한다. 지표상으로는 2024년 3월과 2025년 1월 두 차례 상승 신호가 포착됐지만, 지속적으로 유지되지 못했다. 일부 분석가들은 2024년과 2025년 초반 ‘밈코인 열풍’이 유동성을 흡수하며 전통적인 알트코인 시장의 성장을 방해했다고 지적한다.
특히, 암호화폐 분석가 마일스 도이처(Miles Deutscher)는 펌프펀(Pump.fun)과 같은 신흥 밈코인의 부상이 전통적인 알트코인 시장의 유동성을 빼앗았다고 진단했다. 투자자들이 대형 알트코인 대신 온체인 저유동성 토큰에 몰려들면서, 밈코인 시장에 진입한 후발 주자들이 큰 손실을 본 사례가 잇따랐다. 솔라나(SOL) 기반의 일부 밈코인은 70~80% 이상 하락하며 투자자들에게 큰 타격을 입혔다.
정치적 요인도 밈코인의 급등과 급락에 영향을 미쳤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밈코인 산업을 지지하는 모습을 보였고, 이에 따라 ‘TRUMP’, ‘MELANIA’ 같은 테마 토큰이 급등했다. 그러나 단기적인 기대감이 사그라지며 해당 토큰들은 각각 83%, 95% 폭락했다. 이는 소매 투자자들의 전반적인 시장 심리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또한, 기관 투자자의 관심이 비트코인 현물 ETF에 집중되면서 알트코인 시장의 유동성을 감소시킨 점도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2024년 1월 출시된 비트코인 현물 ETF는 약 1290억 달러(약 188조 원)의 유입을 기록하며 비트코인 시장의 성장에 기여했다. 반면, 2024년 7월 등장한 이더리움(ETH) 현물 ETF는 비교적 적은 유입액을 기록하며, 단순히 ETF 출시만으로 알트코인 시장이 부흥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줬다.
한편, 알트코인의 개념 자체가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과거에는 비트코인을 제외한 모든 토큰을 알트코인으로 분류했지만, 최근에는 디앱(DApp) 토큰, 거버넌스 토큰, 스테이블코인, 실물 자산 연동 토큰(RWA) 등 다양한 형태가 존재한다. 예를 들어, 이더리움은 여전히 디파이(DeFi) 중심 네트워크로 기능하고, 솔라나는 밈코인 생태계를 주도하며, 트론(TRX)은 스테이블코인 전송 거래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시장의 성숙과 함께 ‘알트코인 시즌’이라는 개념이 점점 흐릿해지고 있다고 평가한다. 대신 개별 프로젝트의 생태계 활성화가 각 코인의 성과를 결정하는 변수로 작용하면서, 투자자들은 특정 영역에서 기회를 모색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즉, 과거처럼 알트코인 시장 전체가 일제히 상승하는 형태는 점점 찾아보기 어려워지고 있으며, 이는 암호화폐 시장이 점차 정교해지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