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토큰포스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관세 정책이 비트코인(BTC)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최근 사상 최고가였던 10만 9,000달러에서 7만 8,000달러 이하로 급락했다. 시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잇따른 관세 조치와 이에 대한 주요 교역국들의 보복 조치가 가져올 경제적 불확실성에 크게 반응했다.
유동성 제공업체 리퀴파이(Liquify)의 세일즈 책임자 저스틴 다네탄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강경과 유화 사이를 오가면서 시장이 불확실한 상태에 놓여 있다”며 “투자자들은 강세장을 확신하지도, 그렇다고 자산을 처분하기에도 애매한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3월 중순까지 백악관이 점진적인 조정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다시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4월 2일 예정된 ‘상호 보복 관세’ 시행을 앞두고 우려가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았다.
비트코인의 급락을 촉진한 사건 중 하나는 미국과 콜롬비아 간 관세 대립이었다. 1월 26일,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으로 송환된 불법 이민자들을 수용하지 않은 콜롬비아에 대해 25% 관세를 경고했다. 콜롬비아 역시 보복 조치를 발표했지만, 미국과의 경제적 관계를 고려해 결국 한발 물러섰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은 한때 10만 달러를 회복했으나, 이후 인공지능(AI) 시장의 불확실성이 추가적으로 시장 압력을 가했다. 특히, 중국의 AI 회사 딥시크(DeepSeek)의 약진이 기존 기술 기업들의 경쟁 구도를 흔들면서, 전반적인 위험 회피 심리가 확산되었다.
2월 1일,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 전체에 10%, 캐나다 및 멕시코산 제품에는 25%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시장은 다시 한번 출렁였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은 9만 3,000달러선까지 하락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일시적으로 캐나다·멕시코 관세 적용을 유예한다고 발표한 2월 3일에만 소폭 반등했다. 그러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는 예정대로 2월 4일 시행되었고, 비트코인은 그 이후 10만 달러를 다시 회복하지 못했다.
비트코인의 변동성은 2월 중순 이후 더욱 심화했다. 2월 10일, 트럼프 대통령이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 면제를 철회하고, 모든 금속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시장은 장기적 불확실성 속으로 빠져들었다. 같은 달 21일에는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빗(Bybit)이 해킹을 당하며 사상 최대 규모의 피해를 입었고, 이는 비트코인을 9만 달러 아래로 끌어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2월 25일 구리를 포함한 추가 관세 검토를 발표하면서 추가적인 하락을 촉진했다. 결국 비트코인은 8만 달러 아래로 떨어지며 2023년 1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3월 들어 상황은 조금씩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먼저, 백악관이 국가 전략 비트코인 비축 계획을 발표하고, XRP·솔라나(SOL)·에이다(ADA) 같은 주요 디지털 자산의 보유를 검토하면서 시장 심리가 일부 회복되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멕시코·캐나다산 제품에 25% 관세를 적용하고,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20%로 인상하면서 장기적 불안 요소는 남아 있었다.
시장 분석가들은 4월 2일 예정된 ‘상호 보복 관세’ 시행을 앞두고 비트코인이 계속해서 변동성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다. 비트겟(Bitget) 리서치의 수석 분석가 라이언 리는 “관세 조치가 시행된 후 인플레이션 상승, 공급망 불안정, 경기 둔화 가능성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이는 암호화폐 시장에도 파급 효과를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자동차, 제약, 알루미늄과 관련된 추가 관세 여부를 시사한 만큼 투자자들은 정책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다네탄은 “비트코인은 S&P 500과 같은 전통 금융시장과 점점 더 밀접한 상관관계를 갖고 있다”며 “전통 자산 움직임과 정책 변화를 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번 무역 정책 변동성이 암호화폐 시장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시간이 지나면서 더욱 구체화될 전망이다. 4월 2일 이후의 정책 방향과 이에 따른 시장 반응이 향후 비트코인의 방향성을 결정할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