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토큰포스트
마크 카니가 캐나다 총리로 공식 취임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무역 협상에 대해 낙관적 입장을 밝히며 총선 정국에서 첫걸음을 내디뎠다.
16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캐나다 자유당은 당내 압도적 지지로 쥐스탱 트뤼도 전 총리를 교체하고 마크 카니(Mark Carney)를 제24대 총리로 추대하였다. 캐나다 중앙은행과 영란은행 총재를 지낸 바 있는 카니는 정치 경험이 전무한 상태에서 집권에 성공한 보기 드문 사례로, 하원이나 상원 의석 없이 총리에 오른 것은 1867년 이후 처음이다.
취임 직후 카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무역 갈등에 대해 “상호 윈-윈 해법이 가능하다”며 “서로의 국가 이익을 존중하면서 실질적 진전을 이뤄낼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정부는 캐나다산 철강·알루미늄에 25% 관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이에 캐나다도 보복관세로 대응 중이다. 트럼프가 ‘캐나다-미국 통합’ 구상을 거론하자 카니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며 일축하고, “캐나다는 독립적 경제 주체로서 미국과의 협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니는 첫 주요 정책으로 트뤼도 정부의 소비자 탄소세를 즉각 폐지하며 경제 민생 안정에 무게를 실었다. 그는 “캐나다 노동자와 가정을 외국의 불공정 무역 조치로부터 보호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실질적인 가처분소득 증대를 목표로 내걸었다.
그는 또한 기존 37명의 내각을 24명으로 축소하며 ‘소형 고효율’ 내각을 구성했다. 프랑수아 필립 샹파뉴가 재무부 장관에, 도미니크 르블랑이 통상부에 임명되었고, 멜라니 졸리는 외교장관직을 유지했다. 환경부 장관이었던 스티븐 길보는 ‘캐나다 문화 및 정체성’ 장관으로 이동하였으며, 크리스티아 프릴랜드는 교통·내무통상부 장관직을 맡았다. 이는 당내 자유당 리더 경선에서 경쟁했던 프릴랜드와의 균형 인사를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보수당의 피에르 푸알리에브르는 “카니는 트뤼도 시절 정책을 얼굴만 바꿔 유지하고 있다”며 “국민을 우롱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총선은 수 주 내 공식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며, 여론조사상 보수당의 우위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카니는 취임 후 첫 외교 행보로 영국과 프랑스를 방문해 유럽과의 경제 및 외교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트럼프의 무역전쟁 여파가 유럽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어 공동 대응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우크라이나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와의 통화를 준비 중이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캐나다의 지속적 지원 방침을 재확인할 예정이다.
한편 미국과의 직접 회담 일정은 “적절한 시점”에 이뤄질 것이라고만 밝히며, 현재로서는 국내 경제 회복과 총선 준비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브렉시트 등 복잡한 경제 위기를 성공적으로 관리한 이력이 있는 카니지만, 정치라는 새로운 무대에서 유권자의 신임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