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블록체인투데이
[블록체인투데이 디지털뉴스팀] ‘2위 코인’ 이더리움(ETH)이 2023년 11월 이후 16개월 만에 2000달러를 일시 반납하면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뉴스1이 보도했다.
최근 미국 관세 조치로 인한 급락에 주요 가상자산이 모두 하락했지만, 가격이 2023년 수준으로 돌아간 것은 이례적이다. 이에 이더리움이 반등할 수 있을지에 이목이 쏠린다.
16개월 만에 뚫린 2000달러 지지선…왜?
6일 오전 7시 30분 코인마켓캡 기준 이더리움 가격은 전날 같은 시간보다 1.97% 오른 222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다만 전날 새벽 한때 2000달러 아래로 떨어지면서 2023년 11월 수준 가격을 기록했다.
우선 이더리움을 포함한 주요 가상자산들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 조치로 거시 경제 환경이 변화하면서 크게 떨어졌다. 그 중에서도 이더리움은 대형 거래소 바이비트가 해킹으로 탈취당한 가상자산 대부분이 이더리움 및 이더리움 계열 토큰이었던 탓에 더 큰 폭으로 하락했다.
‘고래(대량 보유자)’들의 매도세도 주요 하락 원인으로 꼽힌다. 블록체인상 데이터에 따르면 중앙화 거래소 내 이더리움의 공급량은 지난달 초 12개월 만에 최고치인 1620만ETH를 기록했다. 중앙화 거래소 내에서 공급량이 늘어나는 것은 매도세가 심해질 수 있다는 신호다.
또 다른 하락 원인으로는 다른 블록체인 플랫폼들이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는 점이 지목된다.
이더리움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탈중앙화앱(디앱)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한 최초의 블록체인 플랫폼이다. 이더리움 같은 블록체인을 ‘레이어1’ 블록체인이라고 하며, 이더리움 블록체인의 기축통화가 코인 이더리움(ETH)이다. 이더리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더 많은 앱이 개발되고, 해당 앱들이 활발히 쓰일수록 코인(ETH)의 수요가 늘어나서 가격이 상승하는 구조다.
솔라나, 아발란체 같은 ‘레이어1’ 경쟁자들이 나타난 지는 오래 됐으나 지난해는 특히 다른 레이어1 블록체인들이 두각을 나타낸 해였다. ‘밈 코인’ 열풍이 불면서 지난해 발행된 밈 코인 대부분이 솔라나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게 대표적인 예다. 상대적으로 이더리움 블록체인과 이더리움 코인의 수요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에 더해 최근 이더리움의 부족한 확장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레이어2’ 블록체인들도 활발히 쓰이고 있다. 아비트럼, 옵티미즘, 베이스 등이 대표적인 이더리움 레이어2 블록체인이다.
원칙적으로는 레이어2 블록체인들이 부상할 경우 이더리움의 부족한 확장성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레이어2 프로젝트들도 자체 토큰을 발행하기 시작하면서 ETH보다는 해당 자체 토큰의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아울러 이더리움이 디플레이션 모델이 아닌 인플레이션 모델로 가고 있다는 점 또한 하락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더리움은 지난 2022년 ‘머지’ 업그레이드를 통해 지분증명(PoS, Proof of Stake) 합의알고리즘으로 전환했다. PoS로 전환한 궁극적인 이유는 수수료를 소각해 ‘디플레이션 모델’을 만들기 위함이었지만, 오히려 2024년 4월 이후 공급량이 0.37% 증가했다. 즉,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이에 투자자들의 신뢰가 떨어졌다.
이더리움, 다시 오르려면?…기관 관심·준비금 효과 필요
그간 ‘지지선’으로 통했던 2000달러를 일시 반납한 만큼, 1890달러까지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예측이 제기된다. 1890달러 지지선까지 뚫릴 경우 더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
이더리움이 다시 반등하려면 기관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현재 미국, 홍콩 등 국가에선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거래되고 있으나 비트코인 현물 ETF에 비해선 거래량이나 자금 유입량이 크게 부족했다. 이런 추세가 변해야 반등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다행히 기관의 관심도는 서서히 높아지는 추세다. 4일(현지시간)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는 순유출을 기록한 반면, 이더리움 현물 ETF는 9거래일 만에 ‘순유입’으로 돌아섰다. 순유입 규모는 약 1400만달러다.
이에 더해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 준비금’ 호재가 더 효과를 발휘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략적으로 비축할 ‘준비금’ 대상에 비트코인뿐 아니라 이더리움, XRP, 솔라나, 카르다노 등을 포함한 바 있다.
토마시 스타츠착(Tomasz Stańczak) 이더리움 재단 경영 디렉터는 X(구 트위터)를 통해 “가상자산 전략 준비금 내러티브가 시작되고 있는 지금이 이더리움 생태계의 저력을 보여줄 절호의 기회”라며 “이더리움은 대규모 디파이(탈중앙화 금융), 기관 커스터디 솔루션, 기관 스테이킹, 스테이블코인 등 많은 분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