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토큰포스트
비트코인(BTC) 채굴 시장이 대형 기업 위주로 운영되는 가운데, 개별 채굴자들의 참여가 증가할 경우 시장 판도가 달라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현재 비트코인 채굴 산업은 마라톤 디지털, 클린스파크, 라이엇 플랫폼과 같은 상장된 대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만약 수백만 명의 개인 채굴자가 가정에서 채굴을 시작한다면 상황이 어떻게 변할까?
최근 출시된 비트액스 감마 601, 퓨처비트 아폴로, i폴로 v1 미니 BTC, 앤트마이너 S9 SE 등 소형 ASIC 장비들은 1.2~17 테라해시(T/s)의 채굴 성능을 제공하며, 개인 채굴자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있다. 실제로 지난 1월 일부 개인 채굴자가 단독으로 블록을 채굴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미국 내 비트코인 보유자 약 6,700만 명이 최소 사양의 채굴기를 운용한다면, 네트워크 해시레이트는 80.4 엑사해시(EH/s) 증가하게 된다. 이를 유럽(3,100만 명), 일본(370만 명), 한국(1,560만 명), 호주(500만 명) 등 주요 산업국가까지 확장하면, 전체 해시레이트는 146.76 EH/s까지 확대될 수 있다. 이는 글로벌 비트코인 해시레이트(835.04 EH/s)의 17.57%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 같은 변화가 현실화될 경우, 대기업 채굴자들의 시장 독점이 약화되고, 네트워크 보안이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또한, 탈중앙화가 심화되면서 정부의 규제 및 검열 시도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다만, 대규모 개인 채굴이 실제로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가장 큰 장애물은 비용이다. 저렴한 모델이라도 초기 투자금이 180~220달러(약 26~32만 원) 수준이며, 전기료 부담도 크다. 지역별 전기 요금 차이를 감안했을 때, 모든 채굴자가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또한, 채굴 난이도가 증가함에 따라 개인 채굴자가 블록 보상을 받을 확률이 낮아지고, 이로 인해 많은 이들이 채굴 풀에 의존하게 되면서 다시 중앙화가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반도체 공급망 문제도 해결해야 할 요소다. 현재 ASIC 채굴기의 핵심 칩은 TSMC와 삼성전자 같은 소수의 제조사가 생산하고 있으며, 대형 채굴 기업이 대량 주문을 통해 우선권을 갖고 있다. 공급망이 분산되지 않는 한 가정용 채굴기의 대량 보급은 여전히 어려운 과제로 남는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미 국내 반도체 생산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미국 내 ASIC 생산이 확대된다면 개인 채굴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수요 폭증으로 인해 ASIC 가격이 급등할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개인 채굴이 기업 채굴의 지배력을 약화시킬 가능성은 있지만, 현실적인 장벽이 만만치 않다. 그러나 점진적으로 개인 채굴자가 증가한다면, 비트코인의 탈중앙화와 보안성이 한층 더 강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 산업 채굴과 개인 채굴 간의 균형이 어떤 방향으로 변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