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토큰포스트
스테이블코인의 글로벌 사용이 급증하는 가운데, 미국 정부가 관련 규제 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백악관의 암호화폐 정책 책임자인 데이비드 색스는 스테이블코인 입법이 최우선 과제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최근 몇 년간 신흥 시장을 중심으로 스테이블코인의 활용이 빠르게 확대됐지만, 미국 내 도입은 상대적으로 더뎠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2월 4일 미 상원의 초당적 의원 그룹이 스테이블코인 규제 체계를 마련하는 법안을 제출했다. 이 법안의 공동 발의자인 빌 해거티 상원의원(공화당·테네시)은 “혁신을 촉진하면서도 안전한 규제 틀을 제공하는 법안”이라며, 해당 법안이 “미국을 암호화폐의 세계적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비전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방준비제도(Fed) 이사인 크리스토퍼 월러도 스테이블코인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규제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스테이블코인은) 미국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를 위협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스테이블코인을 지급 결제 시스템의 추가 요소로 본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이들이 충분한 준비 자산을 보유하도록 엄격한 감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성장세도 뚜렷하다. 현재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은 2,330억 달러(약 338조 8,500억 원)에 달하며, 이 중 97%가 테더(USDT)와 같은 미국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이 차지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변화도 시장에 힘을 실어주는 요인 중 하나다. 비트코인 ATM 업체의 CEO 브랜드 민츠는 “트럼프 대통령의 디지털 금융 기술 관련 행정명령과 스테이블코인 입법 논의가 맞물려 미국 내 암호화폐 혁신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적으로도 스테이블코인의 역할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해 10월 보고서를 통해 “스테이블코인과 같은 디지털 혁신이 금융 시스템을 변화시킬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스테이블코인이 미국 달러의 글로벌 영향력을 약화시키기보다는 오히려 이를 강화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코넬대 경제학자 에스와르 프라사드는 “미국 달러 기반의 스테이블코인이 공식적으로 승인되고 규제될 경우, 달러의 국제 거래 통화로서의 지위가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국이 스테이블코인 규제를 명확하게 정립할 경우, 거래 효율성이 향상되고 금융 포용성이 확대될 뿐만 아니라, 미 국채 수요 증가를 통해 달러의 패권이 더욱 강화될 수 있다는 평가다. 앞으로 미 의회가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에 맞춰 규제 정책을 신속하게 추진할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