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토큰포스트
토네이도 캐시(Tornado Cash) 개발자인 알렉세이 퍼체프(Alexey Pertsev)가 네덜란드 법원의 결정에 따라 가택 연금 상태로 전환됐다. 이는 2022년 8월 구금 이후 약 1년 반 만의 변화다.
6일(현지시간) 네덜란드 법원은 퍼체프의 사전 구금을 중단하고 가택 연금으로 전환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퍼체프는 전자 감시 하에서 생활하며 법적 항소를 준비할 예정이다. 그는 이날 SNS를 통해 “완전한 자유는 아니지만 감옥보다는 낫다”고 소회를 밝혔다.
퍼체프 사건은 암호화폐 업계와 개인정보 보호 옹호자들 사이에서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개인정보 보호 기술 개발자가 범죄 행위에 연루되지 않았음에도 법적 책임을 질 수 있는 선례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우려가 제기됐다.
퍼체프는 지난해 5월 네덜란드 상급 법원으로부터 자금 세탁 혐의로 징역 5년 4개월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그가 토네이도 캐시 기반의 금융 흐름을 조작해 불법 자금 세탁을 도운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퍼체프 측은 토네이도 캐시는 탈중앙화된 자동화 프로토콜로, 개발자가 개입할 수 없는 코드에 불과하다고 맞서고 있다.
한편,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퍼체프가 구금된 2022년 8월과 같은 시기에 토네이도 캐시를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당시 OFAC는 2019년 이후 해당 플랫폼을 통해 70억 달러(약 10조 1,500억 원) 이상의 불법 자금이 세탁됐으며, 이 중 북한 해킹 조직 라자루스 그룹이 탈취한 4억 5,500만 달러(약 6,600억 원) 이상이 토네이도 캐시를 통해 세탁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미 제5순회항소법원은 OFAC가 초법적 제재를 가했다며 제재 조치가 권한을 초과했다고 판결했다. 이어 올해 1월 미 서부 텍사스 연방지방법원도 이 같은 결정을 유지하며 토네이도 캐시에 대한 제재를 철회했다. 법원은 “불변성을 갖춘 스마트 계약은 소유 가능한 자산이 아니다”라며, 특정 코드가 소유권 개념에 적용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판결이 암호화폐 프라이버시 기술 및 규제 정책 전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례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