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토큰포스트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암호화폐 관련 소송을 주도해온 핵심 법률 전문가를 IT 부서로 전보 조치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SEC가 수석 소송 변호사 호르헤 텐레이로(Jorge Tenreiro)를 기관 내 정보 시스템 관리 부서로 이동시켰다고 보도했다. 텐레이로는 SEC 집행국에서 소송과 조사를 담당하는 핵심 인사로, 그동안 코인베이스(COIN), 리플(XRP), 트론(TRX) 등을 상대로 한 법적 조치를 지휘해왔다.
또한, SEC는 수석 회계담당 법률가 나타샤 기넌(Natasha Guinan) 역시 다른 부서로 재배치했다. 기넌은 지난 2022년 발표된 ‘직원 회계 게시판 121(SAB 121)’의 초안을 작성한 인물로, 해당 규정은 금융 기관이 보유한 암호화폐를 부채로 기록할 것을 요구했었다. 하지만 이 규정은 최근 임시 의장 마크 우이에다(Mark Uyeda) 체제에서 철회됐다.
이번 인사 변화는 SEC가 지난주 암호화폐 전담 집행팀을 축소한 데 이어 발표된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SEC가 암호화폐 관련 집행 인력을 줄이기 시작했다면서, 한 고위 집행 변호사가 기관 내 다른 부서로 이동했다고 전했다. 텐레이로가 바로 해당 인물인지 여부는 명확하지 않다.
이 같은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기조와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운동 당시 SEC의 암호화폐 단속을 중단하겠다고 공언했으며, 지난달 23일에는 암호화폐 법·제도 마련을 위한 태스크포스(TF) 구성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텐레이로는 2022년 10월 SEC 암호화폐 및 사이버부서 부책임자로 합류한 이후, 작년 6월 데이비드 허쉬(David Hirsch) 전 부서장의 퇴임 후 임시 책임자로 활동했다. 그는 SEC 전임 의장 게리 갠슬러(Gary Gensler) 체제 아래 강력한 법집행을 주도한 핵심 인사 중 한 명이었다. 특히 그는 2023년 테라폼랩스 및 권도형 공동 창립자를 상대로 SEC가 제기한 법적 소송에도 참여했다.
텐레이로는 지난해 말 SEC의 전반적인 소송 전략을 총괄하는 역할로 승진했지만, 몇 주 만에 이번 인사 이동을 맞았다. SEC 의장과 위원직 같은 정치적 임명직과 달리, 텐레이로의 자리는 정권 교체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 직책이지만,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예상치 못한 전보 조치가 내려진 것으로 보인다.
현재 SEC는 암호화폐 규제 완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암호화폐 친화적 성향을 보이는 SEC 위원 헤스터 피어스(Hester Peirce)가 이끄는 태스크포스가 토큰 발행 관련 규제 완화 방안을 논의 중이다. SEC 대변인은 이번 인사 이슈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으며, 텐레이로와 기넌 역시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