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토큰포스트
비트코인(BTC) 강세장이 정점을 찍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3일(현지시간) 비트코인 가격이 9만 2,000달러 아래로 급락하면서 약 21억 달러(약 3조 450억 원) 규모의 청산이 발생했다. 이와 함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발표가 시장의 불안을 더욱 가중시켰다.
초기에는 미·중 무역 전쟁 재개 우려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이 이미 고점을 형성했으며 하락세로 접어들었을 가능성도 함께 논의되고 있다. 분석가들은 과거 비트코인 강세장이 사상 최고가를 돌파한 후 평균 330일 이내에 정점을 찍었다는 데이터를 근거로 들고 있다. 4일(현지시간)은 이 기준에서 328일째에 해당한다.
하지만 비트코인은 빠르게 반등했다.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 캐나다에 대한 관세를 일시적으로 유예했고, 4일 예정된 백악관 암호화폐 정책 책임자 데이비드 삭스의 연설이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했다. 이에 따라 공포·탐욕 지수는 급락 후 다시 72(탐욕 수준)까지 회복했다. 다만 중국이 보복 관세 조치를 발표하면서 거시 경제적 불확실성은 여전한 상태다.
이 같은 상황은 비트코인 시장이 ‘황소덫(bull trap)’에 빠지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온체인 데이터를 보면 강한 수요가 지속되고 있지만 변동성이 여전히 크다. 분석 업체 글래스노드(Glassnode)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번 조정이 강세장의 마지막 단계로 가는 과정일 수 있다는 신호를 보이고 있다. 과거 강세장 사이클에서는 평균 25% 조정이 발생한 뒤 가격이 다시 가속화되며 고점을 형성하는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이번 강세장에서는 아직 이 같은 가속 구간이 나타나지 않았다.
공급 측면에서는 장·단기 보유자 물량 이동이 주목된다. 역사적으로 강세장 정점에서는 장기 보유자들이 보유 물량을 매도하고 새로운 투자자들이 이를 매수하는 패턴이 반복됐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장기 보유자들의 물량이 여전히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어 추가 상승 가능성을 남겨두고 있다. 2023년 11월 이후 약 100만 BTC가 새로운 투자자들에게 이동했지만, 장기 보유자들이 여전히 절반 이상을 보유한 상태다.
비트코인의 향후 상승 가능성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도 엇갈린다. 글래스노드 데이터에 따르면 이번 강세장은 2015~2018년 주기와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만약 이러한 추세가 반복된다면 비트코인은 이번 주기에서 10~13배의 상승을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16,000달러에서 시작된 상승장에서 16만~21만 달러 수준까지 도달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반에크(VanEck)의 디지털 자산 리서치 책임자 매튜 시겔은 비트코인이 18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고, 투자은행 번스타인(Bernstein)과 비트와이즈(Bitwise)는 20만 달러를 목표 가격으로 제시했다. 펀드스트랫(Fundstrat)의 톰 리는 25만 달러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비트코인의 정점 예상 시점에 대해서도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암호화폐 분석가 크립토콘(CryptoCon)은 비트코인의 상대강도지수(RSI) 데이터를 활용해 시장의 단계적 진행을 분석했다. 그는 2023년 11월이 비트코인의 4번째 사이클 마지막 국면에 진입한 시점이라면서 2025년 9~10월에 시장 최고점이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또한 ‘파이 사이클 톱(Pi Cycle Top)’ 지표를 활용한 분석도 주목된다. 이 지표는 111일 이동 평균과 350일 이동 평균(2배 가중치) 간의 교차를 이용해 시장 정점을 예측하는 방식이다. 과거 데이터를 바탕으로 도출된 예측에서는 비트코인이 2025년 9월 26일경 정점에 도달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현재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지만, 온체인 데이터와 시장 분석에 기반하면 비트코인 상승세가 여전히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거시경제와 지정학적 리스크, 정책적 변화가 시장의 향방을 불확실하게 만들고 있어 투자자들의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