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블록체인투데이
[블록체인투데이 디지털뉴스팀] 금융위원회 산하 가상자산위원회가 지난 15일 2차 회의를 개최한 가운데, 분기에 한 번 열기로 했던 회의를 더 자주 열고 실무 워킹그룹을 신설하며 ‘2단계 입법’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고 뉴스1이 보도했다.
단, 이달 중 로드맵이 나올 것으로 예상됐던 법인 투자 허용 여부는 이번 회의에서 논의되지 않았다. 이에 관련 발표도 미뤄졌지만 당국은 논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입장이다.
법인 실명계좌 회의서 논의 안해…검토는 막바지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가상자산위는 2차 회의에서 ‘2단계 입법’ 추진 방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했다. 이날 회의 주요 안건으로 예상됐던 법인 실명계좌 발급 문제는 논의되지 않았다.
현재 법인은 가상자산 거래소에 연결되는 실명계좌를 발급받지 못해 가상자산에 투자할 수 없는 상태다. 앞서 당국은 지난해 말까지 법인 실명계좌 허용에 관한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탄핵 정국 등으로 미뤄졌다. 이에 새해 첫 회의였던 이날 회의에서 해당 이슈가 주로 논의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안건으로 상정조차 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관련 논의는 이미 막바지에 접어들었다는 관측이다.
사안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법인 투자 허용은 시간의 문제일뿐 다들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다. 조만간 당국도 법인 실명계좌를 허용하겠다고 했고, 방향성도 이미 다 나와있는 상태라 계획대로 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소영 부위원장(가상자산위원장)도 이날 모두발언을 통해 “지난 회의에서 논의했던 ‘법인의 실명계좌 허용’ 이슈는 총 12차례 분과위원회 및 실무 TF(태스크포스) 논의 등을 거쳐 정책화 검토가 마무리되는 단계”라며 “빠른 시일 내 가상자산위에 결과를 보고하고 후속 절차가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당국은 법인 투자를 단계별로 허용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정부 부처와 지자체, 공공기관, 대학 등 비영리법인의 계좌 개설부터 1단계로 허용한 뒤, 2단계로 가상자산사업자의 가상자산 투자를 허용하는 방식이다.
미국 마이크로스트래티지처럼 일반 기업이 가상자산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1, 2단계부터 추진한 뒤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회사의 가상자산 투자 허용 역시 마지막 단계에 이뤄질 예정이다.
2단계 입법 구체화…상장 기준 마련·공시제 도입 등이 골자
이날 회의에서 중점적으로 다뤄진 주제는 ‘2단계 입법’이다. 지난해 7월부터 시행된 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은 가상자산사업자에 대한 최소한의 규제와 불공정거래 금지 등 내용만 담은 ‘1단계 법안’이다. 가상자산의 발행 및 유통이나 거래지원(상장) 등과 관련한 구체적인 규제는 2단계 법안에 담길 전망이다. 이에 가상자산 2단계 입법은 22대 국회의 주요 과제 중 하나로 인식돼 왔다.
이날 김 부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구체적인 입법 방향을 제시했다. 사업자, 시장, 이용자 측면에서 규제를 정비하는 게 골자다.
가상자산사업자 관련 규제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은 산업의 다양화다. 당국은 해외 입법례를 참고해 현재 사업자 유형인 가상자산 거래업, 매매‧중개, 보관‧관리 외에도 자문, 평가 등 다양한 가상자산업 유형을 추가하겠다는 방침이다.
시장 및 거래 관련 규제에서 가장 중요하게 꼽히는 내용은 상장 기준 마련과 공시제 도입이다.
현재 거래소들은 디지털자산 거래소협의체(닥사) 차원에서 마련한 상장 모범사례(가이드라인)에 따라 상장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자율 규제에 불과하다. 이에 거래소들은 제각기 다른 가상자산을 상장하고 있으며 거래소별 상장 트렌드도 크게 다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투자자 혼란을 막고자 금융당국은 상장 기준도 ‘공적 규제’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가상자산 발행사들이 주요 사항을 공시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김 부위원장은 “자본시장 공시에 준하는 가상자산 주요사항 공시 제도 도입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이 같은 2단계 입법 논의를 더욱 가속화할 예정이다. 분기마다 열기로 했던 가상자산위 회의도 더 자주 열고, 실무 TF와 워킹그룹을 구성해 세부 내용 검토도 빠르게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원래 분기에 한 번씩 가상자산위 회의가 열리는데, 앞으로는 회의도 자주 하고 워킹 그룹도 구성하기로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