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토큰포스트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차기 행정부가 아랍에미리트(UAE)의 암호화폐 정책을 모델로 삼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UAE는 명확한 규제와 전략적 투자로 디지털 금융 산업의 중심지로 부상했다. 11일(현지시간) 더 워싱턴 타임즈에 따르면, UAE는 블록체인 기술을 수용하고 적극적인 규제 프레임워크를 수립해 미국이 효과적으로 규제하지 못한 산업에서 글로벌 리더로 자리매김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아들 에릭 트럼프는 아부다비에서 열린 비트코인 메나(Bitcoin MENA) 컨퍼런스에서 “UAE는 일자리를 창출하고 투자를 유치하며 국제적 위상을 강화했다”며 “미국도 이를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블록체인 분석 업체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에 따르면 2023년 7월부터 2024년 6월까지 UAE의 암호화폐 거래량은 340억 달러로 전년 대비 42% 증가했다. 분석가들은 이를 혁신과 투자자 보호의 균형을 맞춘 결과로 평가했다. 지난해 UAE는 디지털 자산의 이전과 전환에 대한 부가가치세를 면제하며 암호화폐 거래 세금을 사실상 폐지했다. 이 세금 면제를 2018년까지 소급 적용해 산업을 가속화했다. UAE 암호화폐 정책의 핵심은 가상자산규제청(Virtual Assets Regulatory Authority)이다. 이 기관은 국제 자금세탁방지와 테러자금조달방지 기준 준수를 감독하면서 블록체인 개발을 촉진한다. 더 메나 카탈리스트(The MENA Catalysts)의 샘 블라테이스(Sam Blatteis) CEO는 “UAE의 지정학적 영향력이 암호화폐 정책의 성공을 이끌고 있다”며 “금융 경제 다각화 정책이 글로벌 블록체인 기업 유치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UAE는 스테이블코인을 암호화폐 전략의 핵심 요소로 삼고 있다. 테더(Tether)는 지난 8월 아부다비 기업들과 협력해 디르함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에릭 트럼프는 “스테이블코인은 전통 금융과 디지털 금융을 연결하는 다리”라며 “금융 포용성과 글로벌 무역의 핵심 도구”라고 강조했다. UAE에서는 일상생활에서 비트코인과 스테이블코인 사용이 늘고 있다. 주민들은 소매 구매, 국제 송금, 부동산 거래에 이를 활용할 수 있다. 정부도 부동산 거래와 공급망 관리 등 공공 서비스에 블록체인 솔루션을 도입해 절차를 간소화하고 관료주의를 줄였다. 트럼프 당선인은 암호화폐에 대한 주요 정책 변화를 시사했다. 그는 ‘비트코인과 암호화폐 대통령 자문위원회’를 만들 것을 약속하고 “업계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규칙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스티브 위트코프(Steve Witkoff) 중동 특사와 데이비드 삭스(David Sacks) 인공지능·암호화폐 자문은 UAE 모델을 참고해 미국의 블록체인 정책을 수립할 전망이다. 그러나 UAE의 급속한 디지털 전환에는 사이버보안 등 상당한 위험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부다비의 사이버보안 업체 CPX는 UAE 인터넷 인프라에서 15만5천 개의 취약점을 발견했으며, 중요 취약점의 40%가 5년 이상 방치됐다고 밝혔다. UAE 기업의 87%가 지난 2년간 사이버보안 사고를 겪었다고 보고했다. 분석가들은 금융, 공공 서비스, 블록체인 애플리케이션을 아우르는 UAE의 상호연결된 디지털 인프라가 사이버 공격의 영향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브라함 협정으로 UAE와 이스라엘의 관계가 정상화되며 혁신 허브로서의 입지가 더욱 강화됐다. 이스라엘이 설립한 소셜 트레이딩 플랫폼 이토로(eToro)가 UAE에 진출했다. 암호화폐 지지자들은 규제 명확성, 스테이블코인 통합, 민관 협력 등 UAE 접근방식의 요소를 도입하면 미국이 글로벌 블록체인 생태계에서 경쟁력을 되찾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2024년 시가총액 3.3조 달러를 기록한 글로벌 시장에서 암호화폐의 지지자와 비판자 모두 높은 위험이 있다는 데 동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