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토큰포스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연계된 암호화폐 기업 월드리버티파이낸셜(World Liberty Financial)에 중국 암호화폐 기업가 저스틴 선(Justin Sun)이 3000만 달러를 투자해 트럼프 가문이 최대 2000만 달러의 수익을 얻을 수 있게 됐다.
8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최근 620만 달러짜리 바나나를 구매해 먹는 예술 퍼포먼스로 화제를 모은 선은 지난달 트럼프가 홍보하고 파트너십을 맺은 월드리버티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월드리버티는 지난해 10월 출시 이후 투자자들의 우려로 부진했으나, 선의 투자로 트럼프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기준을 넘어섰다. 자체 암호화폐 사업과 관련해 미국에서 사기 혐의로 기소된 선은 거래가 불가능한 이 토큰에 투자한 배경에 대해 답변하지 않았다.
정부 윤리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가 트럼프의 사업 확장으로 미국 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이들이 그에게 자금을 지원하기가 더욱 쉬워졌음을 보여준다고 경고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백악관 수석 윤리 변호사를 지낸 리처드 페인터(Richard Painter)는 “사업 제국의 범위가 확장되면서 이해 충돌이 상당히 커졌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변인 캐롤라인 리빗(Karoline Leavitt)은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 수십억 달러 규모의 부동산 제국에서 손을 떼고 정부 급여도 포기했다”며 “대부분 정치인과 달리 트럼프는 이익을 위해 정치를 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사업이 상장 소셜미디어 기업과 암호화폐 기업, 사우디 지원 골프리그까지 확장되면서 영향력 행사를 원하는 이들이 더 큰 규모의 자금을 조용히 이동할 수 있게 됐다고 지적했다.
뉴욕대 법학 교수 마이클 올로게(Michael Ohlrogge)는 “규모와 용이성이 모두 증가했다”며 “호텔 객실은 예약에 한계가 있지만 트루스소셜(Truth Social)에서는 외국 정부나 기업이 광고를 구매해 투자자들에게 기업이 성장하고 있다고 설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암호화폐 업계는 트럼프의 사업 이익과 공적 의무가 가장 극명하게 얽혀 있는 분야다. 트럼프는 개인적 투자를 늘리는 동시에 백악관 복귀 시 규제 완화와 국가 비트코인 보유고 설립 등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비영리 윤리감시단체 CREW의 버지니아 캔터(Virginia Canter) 수석 윤리 고문은 “앞으로 2년간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가 암호화폐 규제”라며 “트럼프는 이제 암호화폐 시장의 적극적 참여자로, 규제 방향이 그의 개인 자산과 입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주 트럼프는 암호화폐 업계를 위해 로비한 폴 앳킨스(Paul Atkins)를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 후보로 지명하겠다고 밝혔다. 앳킨스는 조 바이든(Joe Biden) 대통령 시기 SEC의 암호화폐 업계 단속을 축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리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문을 연 선례가 다시 닫기 어려울 것을 우려한다. 페인터는 “트럼프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받았다”며 “미래의 대통령들도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