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홍익인간 정신, ‘GG’ 개념으로 발전시켜 지속가능한 사회 전환 기대”

출처: 블록체인투데이

◆현재 기후위기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요? 
지금까지의 국제사회의 기후위기 대응이 대규모 탄소감축에 집중되어 온 경향이 있어 대중들은 여전히 기후 위기에 대해 크게 의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날씨를 경험하면서 지구 온도 상승이 예사롭지 않음을 눈치채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지난 추석을 전후해서 사람들의 관심이 많아져 모임에서 기후위기가 자주 대화의 주제로 다루어지기 하더군요. 또한 기업들의 입장에서도 탄소 관련 세금이나 ESG에 대한 압력이 현실이 되고 있어 이에 대한 대비가 발등의 불이 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준비는 매우 미흡한 상황입니다, 예를 들어 유럽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에 따라 2026년부터 유럽 수출 시 탄소세를 부과받게 되면 그때는 이러한 변화를 실감하게 될 것입니다. 아마도 그때는 이미 대비가 늦을 수도 있어요. 작년에 있었던 일이지만 유럽의 자동차 회사와 20년간 거래해 오던 납품업체가 RE100 이행계획을 제출하라는 본사의 요청을 묵살했다가 거래가 끊긴 사례가 있었지요. 대기업부터 탄소 관련하여 대비를 하고 있지만 공급망까지 체계를 갖추려면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상황에 정부의 대응은 어떤가요?
탄소중립 관련 핑크빛 목표를 내세우고 있지만 지금 이대로라면 실현 가능성이 희박합니다. 그럼에도 절박한 조치들이 아직 잘 보이질 않네요. 기후위기 대응은 앞으로 긴 호흡으로 대처해야 하지만 매우 빠르게 해 나가야 할 과제임에도 불구하고 정권에 따라 정책이 일관성 없게 추진되어 시장에 혼란만 주고 있는 게 매우 안타까운 일입니다. 기후위기 대응은 국가적 더 나아가 지구적 관점에서 우리의 역할을 찾고 대비해야 하는 과제임에도 불구하고 각 부처 간의 이해 충돌과 미시적 관점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게 참으로 답답한 일입니다. 국가적인 장기적인 전략과 부처를 뛰어넘는 정책이 반드시 수립되어야 할 것입니다.  

◆SDX재단의 비전과 주요 활동을 소개해 주신다면? 
SDX재단은  디지털 전환(DX)을 통한 지속가능한 발전(SD)를 추구하는 비영리재단입니다. 대부분 국가의 기후위기 대응은 매우 미흡한 수준입니다. 특히 2015년 파리기후협약 당시 약속한 모든 국가의 감축 목표를 달성한다고 해도 과학자들의 목표치에는 훨씬 못 미칩니다. 따라서 과학자들의 예측이 맞다면 과감하고 파격적인 대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인류는 갈수록 기후 재앙 속으로 빠져들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국제사회의 기후위기 대응을 보완하기 위한 새로운 대안을 과감하게 제안하고 도발적인 도전을 감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부가 국제사회의 미흡한 대응에 대해 뭔가 대안을 마련해 보자는 뜻을 가지고 4년 전부터 후원자들과 함께 디지털 전환을 통한 기후위기 대응 방안을 모색해 오고 있으며 최근에는 기존의 탄소감축 프로젝트에 소외되어 있는 중소기업이나 개인들의 기후행동에 의한 소량의 탄소감축을 디지털전환 기반으로 측정, 평가, 검증, 인증하는 체계를 만들어 이를 크레딧화 하는  조각탄소 이니셔티브(Mini Carbon Initiative)를 중심으로 조각탄소프로젝트(MCP; Mini Carbon Project)와 조각탄소시장(MCM ;Mini Carbon Market)에 대한 개념 정립 및 실행계획을 마련하고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4. 그렇다면 MCI, MCP, MCM이라는 조각탄소감축 전략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조각탄소감축 전략은 한마디로 티끌모아 태산을 만들 듯 대중의 기후행동 참여를 통해 기후위기를 극복하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기존에 대부분의 기후위기 대응 전략은 고탄소산업과 기업 그리고 제품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신재생에너지, 전기자동차로의 전환이나 석탄, 석유, 플라스틱 등의 사용 제한 등인데 그러다 보니 대중의 참여는 일부 캠페인 참여가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디지털전환 기반의 기후 행동을 활성화한다면 빠르게 기후 위기를 극복할 대안을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기후 위기는 인간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인간의 행동 변화가 없이는 극복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 한 대에서 1년에 1톤의 탄소를 줄일 수 있다면 현재 보급된 10억대가 넘는 차량에서 엄청난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습니다. 이 말은 기름 소비를 그만큼 줄일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되고 자연스럽게 고탄소 산업인 화석연료의 소비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또한 기후행동은 단순히 탄소감축 효과뿐만 아니라 인식의 전환, 행동의 전환을 동시에 가져오게 됩니다. 지속가능한 생활 습관을 가지게 되면, 소비 습관도 기능, 품질, 프리미엄 등 물리적 가치를 선호하는 것에서 앞으로는 기후행동과 함께 가치소비, 의미소비 등 지금까지와는 다른 소비 행동을 하게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기후위기 대응이 가능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이죠. 우리는 이러한 대중의 기후행동을 촉발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왔고, 최근에 조각탄소 전략을 추진하게 된 것이다. 갱개인적으로는 기후 문제를 다루기 시작한 이후에는 집에서 수돗물로 보리차를 끓여 먹고 있습니다. 생수 공급을 중단한 것이죠. 

조각탄소라는 것은 소량의 탄소를 의미하며 이를 직접적으로 줄이는 대중과 이것을 촉진하는 기후테크(Climate Tech)가 중심이 되는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것이 바로 조각탄소 이니셔티브(MCI)입니다. MCI는 기후테크 기업을 명확하게 탄소감축량이 검증된 제품이나 서비스를 인증하고 이러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보유한 기업을 기후테크 기업으로 정의하고, 이들이 감축한 탄소감축량을 디지털기반의 측정, 평가, 검증, 인증을 통해 조각탄소크레딧(MCC)를 부여하는 시스템입니다. 이것이 활성화되면 기후테크 기업에 또 다른 이익 구조를 제공하는 한편, 대중의 기후행동을 확산하게 될 것입니다. 기후테크에 부여된 탄소크레딧은 기후테크 기업과 실제 감축에 참여한 대중 그리고 관계자들과 나누어 가질 수 있도록 함으로써 참여도를 높이고자 합니다.

그런데 개별 기후테크 기업의 탄소감축 활동은 기술도 생소하고 행위도 기존 방법과 다른 경우가 많아 쉽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각각의 기후테크 기업의 탄소감축 활동을 조직화하여 대규모 탄소감축을 추진하려는 것이 조각탄소프로젝트(MCP)입니다. 지자체나 대기업 등 대규모 탄소감축을 조각탄소의 합으로 구현하기 위한 조직적인 접근을 MCP가 지원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확보되는 조각탄소크레딧(MCC)를 블록체인 기반의 거래시스템을 활용하여 전 세계 대중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면 상당히 많은 량의 탄소감축이 실현될 수 있을 것이고 아마도 국가 탄소감축목표 달성에도 상당히 기여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최근 제주에서 열린 세계기후경제포럼에서 ‘기후테크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기조강연도 하고 제주도와 협약도 하셨던데 그 내용은 무엇이었나요?     
제주도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앞서 탄소중립을 실천하는 지자체입니다. 특히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탄소중립에 매우 적극적이고, 공무원들도 기업보다 더 적극적으로 뛰고 있습니다. 이런 배경이 뒷받침되어 이번에 23개 기후테크 기업과 제주도 그리고 우리 재단이 협약을 맺었습니다. 이 협약을 통해 앞으로 제주도와 조각탄소프로젝트(MCP)를 적극 추진하게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기후테크를 통한 도민들의 기후행동 강화를 종합적이고 조직적으로 추진할 수 되도록 한다면 아마도 전 세계에서 주목받는 기후위기 대응 사례가 될 것입니다.  

◆’홍익인간’ 정신을 기후위기 대응에 접목하자는 의견을 제시하셨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적용하고자 하시나요?  
‘홍익인간’은 모두를 이롭게 한다는 정신으로, 이는 기후위기 대응의 핵심 가치와도 연결됩니다. SDX재단은 이것을 Global Good(GG)이라는 개념으로 발전시켜, 모든 개인과 기업이 지구적 선을 추구하는 삶을 살고자 노력한다면 인류는 지속가능한 사회로의 전환이 이루어지지 않을까 라는 기대를 하는 것입니다. 조각탄소감축 전략의 확산을 가속화되면 자연스럽게 지구적 선을 추구하려는 홍익인간 정신도 확산되리라 생각합니다. 

◆과거 한글과컴퓨터를 부도 위기에서 구해낸 경험이 있으십니다. 당시의 경험이 현재의 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나요?   
한글과컴퓨터를 재도약시킨 경험은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 전략과 실행력을 배울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당시 한컴을 살리게 된 주요 전략은 인터넷 시대를 예견하고 한글사용자를 인터넷 사용자로의 전환을 주요 전략으로 투자를 유치하고 현재 사용하고 있는 윈도우 버전의 아래아한글을 탄생시키게 된 것입니다. 저는 요즘이 97년 국가 부도 사태가 났던 당시의 상황이 데자뷔 되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당시 국가부도 사태 이후 IT산업을 적극 육성하여 지금 네이버, 넥슨, 카카오와 같은 대기업을 탄생시킬 수 있었고 어려운 우리 경제를 반전시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는 앞으로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신성장 동력은 기후테크를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사회 문화라고 생각합니다. K- 로 시작되는 다양한 우리 문화는 지구적 선을 추구하고 국가를 뛰어 넘는 지구공동체를 위한 새로운 문화를 형성해야 만 하는 시기이며 기후위기 극복은 이를 위한 시험이라고 생각합니다. 

◆SDX재단의 향후 계획과 목표는 무엇인가요?   
SDX재단은 디지털전환(DX)기반의 지속가능 발전(SD)을 위한 다양한 전략과 실행방법을 제시하고 이를 실천에 옮기는 일을 계속해 나갈 것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조각탄소이니셔티브(MCI)를 전 세계에 확산하여 기후위기를 대중과 기후테크에 의해 조기에 실현할 수 있는데 조금이나마 기여 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이를 글로벌로 확산하기 위한 리월드포럼을 글로벌 포럼으로 전환합니다. 이를 위해 국내 벤처기업의 글로벌화에 최고 전문가인 김종갑 GDIN (Global Digital Innovation Network) 대표를 리월드포럼 상임대표로 영입하여 남미, 아세안, 아프리카 등의 파트너들과 함께 새로운 세상을 위한 도발적인 논의가 이루어지는 포럼이 되도록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블록체인투데이 독자분들에게 좋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기후위기는 모두가 함께 풀어나가야 할 도전입니다. 블록체인과 같은 혁신 기술은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SDX재단은 기술과 행동이 결합된 새로운 모델로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여러분도 작은 실천으로 기후 행동에 동참해 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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