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토큰포스트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제33대 위원장 게리 겐슬러가 내년 1월 20일 정오를 기해 SEC를 떠난다고 21일(현지시간) 공식 발표했다.
2021년 4월 17일 임기를 시작해 지속적으로 암호화폐 산업과 대립했던 겐슬러 위원장은 내년 1월 20일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취임 당일 위원장직에서 물러날 예정이다.
위원 임기는 2026년까지 남아있지만 위원장직 사임과 동시에 SEC를 완전히 떠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SEC에 남아 본인이 추진했던 규제 정책을 방어할 기회를 갖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위원장은 성명을 통해 “SEC는 훌륭한 기관”이라면서 “직원들과 위원회는 투자자 보호, 자본형성 촉진, 투자자와 발행인을 위해 공정하게 작동하는 시장을 위한 사명에 깊이 헌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SEC는 임무를 수행하며 두려움이나 편견 없이 법을 집행해왔다”며 “미국 자본시장이 세계 최고 수준을 유지할 수 있도록 봉사한 것은 평생의 영광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울러 조 바이든 대통령과 협력해준 SEC 동료 위원들에도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겐슬러 위원장은 오바마 행정부 시절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장을 지냈으며, SEC 합류 전 MIT 슬론 경영대학원에서 글로벌 경제 및 경영 실무 교수로 암호화폐 강의를 진행한 바 있다.
임기 초기에 산업은 관대한 접근을 기대했지만 위원장은 엄격한 규제 입장을 일관하며 산업과 부딪혔다. 바이낸스, 코인베이스, 크라켄 등 여러 암호화폐 거래소와 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다만 위원장은 2명의 공화당 위원과 함께, 업계가 10년간 시도해온 비트코인 현물 ETF에 찬성표를 던졌으며 이더리움 현물 ETF도 승인했다.
SEC는 이날 성명에서 겐슬러 위원장이 “미국 자본시장의 효율성, 탄력성, 무결성을 강화하기 위해 개혁을 시행했으며, 잘못을 저지른 사람들에게 책임을 묻고 피해를 입은 투자자들에게 수십억 달러를 돌려줬다”고 강조했다.
암호화폐 산업과 관련해 “겐슬러 위원장의 SEC가 암호화폐 시장에서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전임 제이 클레이튼 위원장의 작업을 이어갔다”면서 “재임 기간 동안 SEC는 사기, 자전거래, 등록 위반, 기타 불법 행위와 관련하여 암호화폐 중개업체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감찰관실에 따르면 지난 회계연도 암호화폐 관련 제보, 불만, 신고가 전체의 18%를 차지했다면서 “암호화폐 시장이 미국 자본 시장의 1% 미만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높은 수치”라고 지적했다.
당국은 또한 “법원이 일관되게 SEC의 투자자 보호 조치를 지지했으며 증권이 어떠한 형태로 제공되든 SEC가 감독할 권한이 없다는 주장을 모두 기각했다”고 덧붙였다.
업계는 증권 당국의 규제 방식이 관할 권한을 넘어서는 것이라고 비판해왔다.
실제로 법원은 리플 XRP 미등록 증권 소송, 그레이스케일 현물 ETF 소송 등에서 SEC의 암호화폐 규제 접근 방식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으며, 이날 암호화폐 로비스트 소송에서도 “SEC의 ‘딜러’ 정의 확장이 권한을 넘어섰다”는 판결을 내렸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겐슬러의 후임자를 찾고 있다.
전 SEC 소속이자 민간 변호사 테레사 구디 기옌(Teresa Goody Guillén), 전 통화감독청(OCC) 대행이자 바이낸스 US의 CEO를 지낸 브라이언 브룩스(Brian Brooks) 등 친암호화폐 성향의 인사들이 SEC 위원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한편, 코인데스크는 “겐슬러 사임 후 SEC는 공화당과 민주당 위원이 각각 두 명씩 배치되며 트럼프가 지명할 위원 임명이 상원에서 승인되기 전까지 공화당 다수의 정책 변화를 추진하긴 어렵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