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토큰포스트
이더리움 재단 연구원 저스틴 드레이크가 이더리움의 새로운 합의 레이어 업그레이드 제안인 ‘빔 체인(Beam Chain)’을 발표했다. 이 제안은 빠른 블록 시간, 소액의 검증자 스테이킹, 체인 스나크화(SNARKification), 그리고 양자 저항성을 목표로 한다.
12일(현지시간) 드레이크는 데브콘(Devcon) 행사에서 ‘빔 체인’ 제안을 공개하며 이더리움의 새로운 “ZK 시대”로의 전환을 제안했다. 이는 스나크(SNARK) 기술을 활용해 데이터 노출 없이 정보의 정확성을 증명하는 방식을 도입하려는 것이다. 이번 제안은 과거 작업증명(Proof of Work)에서 지분증명(Proof of Stake)으로의 전환에 이어 이더리움의 또 다른 진화 단계로 평가받고 있다.
빔 체인은 블록 생성 시간을 현재의 12초에서 4초로 단축하고, 3개의 슬롯 내에서 빠른 블록 확정을 목표로 한다. 또한 기존 에포크(epoch) 구조를 없애고 슬롯 기반 시스템만을 유지하는 방안도 제안되었다. 검증자 활성화에 필요한 최소 스테이킹을 현재 32 ETH에서 1 ETH로 낮추어, 신규 참여자가 쉽게 진입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예정이다.
드레이크는 빔 체인이 이더리움의 현재 비콘 체인 설계에서 발생했던 문제들을 보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제안이 실행되기 위해서는 커뮤니티의 합의가 필수적이다. 그는 내년부터 초기 스펙 작업이 가능할 것이라며, 2026년 구축 및 2027년 본격적인 테스트 단계에 들어가 최소 2년간 안정성을 검증할 계획을 밝혔다.
앰비언트 파이낸스(Ambient Finance) 창립자인 더그 콜킷은 이번 제안에서 네이티브 zkEVM이 특히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zkEVM 도입으로 가스 한도가 사라질 수 있다. 검증자는 스나크만 검증하면 되므로, 블록 크기를 크게 확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레이어 2에 의존하지 않고도 이더리움 메인넷의 확장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이번 제안은 최근 이더리움의 레이어 2 솔루션이 이더리움의 기본 레이어 수요를 “잠식”하면서 생긴 가치 분산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콜킷은 “이러한 확장이 이루어진다면 레이어 1에서 자체적으로 무제한의 확장성을 가지게 되어 롤업의 필요성마저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블록 생성이 중앙집중화될 위험이 있음을 경고하며 “전문적인 블록 빌더 중심으로 프로토콜이 변화할 경우 개별 검증자가 참여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빔 체인이 실현될 경우, 이는 2022년 이더리움의 ‘더 머지(The Merge)’ 이후 최대의 업그레이드가 될 수 있다. 더 머지는 이더리움의 작업증명과 비콘 체인을 결합하여 에너지 소비를 99% 이상 줄이고, 향후 확장성 개선을 위한 기초를 마련했다. 당시 이더리움 커뮤니티는 ‘이더리움 2.0’이라는 용어가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로 이를 ‘더 머지’로 통일해 명명했다.
드레이크는 빔 체인을 ‘이더리움 3.0’으로 불리는 것을 피하고자 한다고 밝혔으며, 이는 커뮤니티의 명확한 이해와 오해 방지를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드레이크의 발표 직전 이더리움 재단은 100 ETH를 약 33만4316달러 상당의 스테이블코인 DAI로 매도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재단이 지난 주 재무 보고서를 발표한 후 처음으로 이루어진 매각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재단은 약 9억7000만 달러 규모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 중 7억8870만 달러는 암호화폐(99.45%는 이더리움)로, 나머지는 비암호화폐 자산으로 구성되어 있다.
최근 드레이크는 리스테이킹 플랫폼 아이겐레이어(EigenLayer)의 고문직을 사임했으며, 이는 상당한 EIGEN 토큰 할당이 이해 충돌 문제로 지적된 데 따른 결정이었다. 드레이크는 “커뮤니티와 재단 동료들에게 혼란을 일으켜 죄송하다”며 “이번 결정이 잘못된 판단이었음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발표 당시 이더리움 가격은 약 4% 하락해 3215달러를 기록했으나, 이후 반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