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토큰포스트
밈코인 중심의 레이어 3 블록체인 프로젝트 DEGEN L3가 인프라 제공사인 컨듀잇(Conduit)과 키 관리 문제로 분쟁 중이다. DEGEN은 키 접근 권한을 요구하며 서비스 제공사를 변경하려 했으나, 컨듀잇은 키 양도를 거부하고 있어 프로젝트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7일(현지시간) 더블록에 따르면, DEGEN L3의 개발팀은 8월부터 제3자 인프라 제공사인 컨듀잇과 키 접근 권한을 둘러싼 갈등을 겪고 있다. 컨듀잇이 DEGEN의 다중서명 키를 소유한 상태로 DEGEN의 독립적인 이전 작업을 막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번 사태는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제3자 인프라에 의존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DEGEN은 지난 5월 컨듀잇이 예고 없이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진행해 체인이 54시간 동안 다운되었고, 그로 인해 사용자는 16만 달러의 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이후 DEGEN은 컨듀잇에 이 문제 해결을 요구했으나, 컨듀잇은 보상 대신 6개월간의 무료 서비스 제공을 제안했다. 이에 DEGEN은 다른 서비스 제공사로의 이전을 결정하고 컨듀잇에 계약 종료를 통보했다.
그러나 DEGEN에 따르면 컨듀잇은 계약 종료 이후 DEGEN의 시퀀서 수수료를 몰수하고 블록 익스플로러 데이터를 삭제했으며, 새로운 스마트 계약을 배포하는 데 필요한 Gnosis Safe 다중서명 키 양도를 거부했다. DEGEN 팀은 “우리의 불만을 공론화할 수밖에 없다고 느낀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는 ‘키를 소유하지 않으면 블록체인도 소유하지 않는다’는 암호화폐의 기본 원칙을 상기시키는 사례로, 특히 맞춤형 블록체인 인프라의 단점과 의존성의 위험을 강조한다. 디파이 아이콘인 안드레 크론예는 “롤업 서비스 제공사를 이용할 경우, 실질적으로 통제권은 제공사에 있다”고 지적하며, 이미 자리 잡은 레이어 1 솔루션이 더 안전한 대안일 수 있다고 말했다.
DEGEN L3는 헤지호그 테크놀로지스 출신 개발자 야체크 트로친스키가 2024년 3월에 출범한 레이어 3 블록체인으로, 초기에는 하루 20만 달러 이상의 브릿지 거래량을 처리하며 주목받았다. 트로친스키는 초기 개발 속도를 높이기 위해 컨듀잇의 ‘롤업 서비스’와 같은 사전 제작된 인프라 솔루션을 활용했다.
컨듀잇은 “DEGEN 팀을 돕기 위해 무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며, 오히려 DEGEN이 키 양도를 위한 주소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컨듀잇 창립자인 앤드루 황은 “주소를 받는 즉시 소유권 이전을 지원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양측은 시퀀서 수수료 분배와 계약 체결 문제로도 갈등을 빚고 있다. DEGEN은 컨듀잇이 3개월 동안 계약 체결을 지연하고 있으며, 모든 책임을 면제하는 내용을 포함하는 계약안을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컨듀잇은 10월 30일에 이미 문서를 서명했으나, DEGEN이 아직 서명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DEGEN은 컨듀잇이 키를 양도하지 않을 경우 새로운 체인을 구축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으며, 필요시 법적 대응도 검토 중이다. DEGEN 창립자 콜튼 딜런은 “법적 해결은 시간이 걸리고, 키가 없으면 체인을 업그레이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DEGEN은 “커뮤니티의 신뢰에 부응하지 못한 점에 대해 사과한다”며, “키가 없으면 블록체인도 없다”는 교훈을 되새기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