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토큰포스트
마이크로스트래티지(MicroStrategy) 회장 마이클 세일러(Michael Saylor)가 비트코인 수탁 관련 발언으로 암호화폐 업계에서 자기 수탁과 가상자산 도입의 미래를 둘러싼 논쟁을 촉발했다.
31일(현지시간)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세일러는 비트코인 보유자들이 ‘대마불사’ 은행을 신뢰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자기 수탁 지지자들을 ‘편집증적 암호화폐 아나키스트’로 일축해 업계의 강한 반발을 샀다.
이더리움(Ethereum) 공동 창립자 비탈릭 부테린(Vitalik Buterin)은 이 발언을 ‘정신 나간 소리’라고 비판했고, 잽(Zap)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 잭 말러스(Jack Mallers)와 저명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제임슨 롭(Jameson Lopp) 등 업계 주요 인사들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세일러는 곧바로 입장을 수정해 자기 수탁 권리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를 재확인했다. 이는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최근 252,220 BTC(약 182억 달러)를 자체 수탁하고 있다고 밝힌 상황에서 특히 중요한 발전이었다.
스페이스 앤 타임(Space and Time)의 네이트 홀리데이(Nate Holiday) 최고경영자는 이번 긴장이 암호화폐에 대한 근본적으로 다른 목표를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주주들의 부를 창출하기 위한 투자와 자금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며 “기관 도입이 이 목표를 가속화할 수 있지만, 웹3 기술을 구축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중개자 간 신뢰가 필요 없는 검증 가능한 세계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 분산화라는 더 큰 목표를 향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푼디X(Pundi X)의 완페코(Peko Wan) 공동 최고경영자는 “기관 수탁이 커뮤니티의 사고방식을 제3자 신뢰에 대한 의존으로 전환시킬 수 있어 비트코인 철학의 핵심인 자기 주권적 접근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솔브(Solv)의 라이언 차우(Ryan Chow) 최고경영자는 “블록체인은 진정한 소유권에 관한 것으로, 투자자들이 진정으로 자신의 코인을 통제할 때 그 가치가 있다”며 “그러한 가치 제안이 없다면 또 다른 거래 플랫폼이나 소셜 미디어 사이트가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논쟁은 비트코인 도입의 중요한 시점에서 발생했다. 현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는 10월 30일 6월 이후 최고치인 8억 달러 이상의 일일 순유입을 기록하는 등 기관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암호화폐 거래소 VALR의 벤 카셀린(Ben Caselin) 최고시장책임자는 “저금리와 고금리 환경 모두에서 비트코인의 회복력이 많은 기관 투자자들을 끌어들였다”고 설명했다.
쿠코인(KuCoin)의 알리시아 카오(Alicia Kao)는 “전통 헤지펀드의 47%가 디지털 자산에 노출되어 있어 2023년 29%에서 크게 증가했다”며 기관 모멘텀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 공동 최고경영자는 “대형 보유자와 기업은 기관 수탁을 선호하고, 개인과 자기 주권을 중시하는 사람들은 자기 수탁 솔루션을 선호하는 방향으로 생태계가 분화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암호화폐 선물 거래소 플립스터(Flipster)의 이안 리(Ian Lee) 운영 책임자는 “기관 수탁이 중앙화에 대한 우려가 될 수 있지만 직접적인 위협은 아니다”라며 “사람들은 여전히 자기 수탁을 선택할 수 있어 기관 수탁은 탈중앙화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선택지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홀리데이는 “비트코인을 금융 자산으로만 보면 주류 금융의 흡수 위협이 있을 수 있지만, 탈중앙화 프로토콜이나 웹3 개발 기반으로서는 완전히 안전하다”고 분석했다.
차우는 “비트코인의 무허가 특성상 두 가지 접근 방식이 공존할 수 있다”며 “비트코인 초기 커뮤니티도 대중의 진입과 구매를 막을 수 없고, 사람들은 자신이 편한 수탁 방식을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기관 참여가 증가하는 가운데 자기 수탁 옵션을 보존하는 것이 과제라며, 이를 통해 비트코인이 주류 도입에 적응하면서도 원래의 비전을 유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세일러의 입장 번복은 개인적인 후퇴가 아닌 비트코인의 미래가 혁명적 뿌리와 세계 금융 시스템에서 진화하는 역할 사이의 균형을 찾는 데 달려있다는 광범위한 인식을 보여준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