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토큰포스트
유럽의 새로운 암호화폐 규제 프레임워크가 스테이블코인 발행업체들에 은행 준비금 요건을 부과하면서 암호화폐 시장의 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유럽의 암호화폐 규제 프레임워크 MiCA가 12월 30일 본격 시행되면서 스테이블코인 발행업체들은 최소 60%의 준비 자산을 유럽 은행에 예치해야 한다. 테더의 CEO 파올로 아르도이노는 이러한 요건이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체계적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8일(현지시간)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테더(USDT) 발행업체인 테더(Tether)의 CEO 파올로 아르도이노는 코인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MiCA 규정에 따라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관리하는 자산의 60%를 은행에 예치할 경우 은행이 그 자산의 90%까지 대출을 진행할 수 있어 체계적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관리하는 자산이 100억 유로일 경우, 60억 유로를 은행에 예치해야 한다. 이때 은행이 해당 자산의 90%인 54억 유로를 대출로 운용할 수 있어, 만약 은행이 파산하면 스테이블코인 예치금이 상당한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업체들은 실제로 은행과 관련된 리스크를 경험한 바 있다. 2023년 3월, 서클(Circle)의 USDC는 실리콘밸리은행의 파산으로 인해 준비금을 회수하지 못하면서 가치가 일시적으로 0.8774달러로 떨어졌다. MiCA의 은행 준비금 요건은 이러한 위험을 키울 수 있어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대한 불안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아르도이노는 MiCA의 요구 사항이 스테이블코인 안정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발행업체들이 국채나 T-빌과 같은 증권을 보유함으로써 은행 파산 리스크를 방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은행이 파산할 경우 증권은 명목 그대로 보장되기 때문에 다른 은행으로 자산을 옮기는 것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업계 전문가들은 MiCA가 유럽의 소규모 Web3 기업들에게 큰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규제와 블록체인 인프라 분야 전문가인 아나스타샤 플로트니코바(Anastasija Plotnikova)는 자본이 부족한 소규모 기업들이 규제 준수를 위해 중동 등으로 이전하거나 대형 기업들에 흡수되는 상황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형 금융기관들도 MiCA에 대응해 스테이블코인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세계 19위 은행 소시에테 제네랄(Societe Generale)은 암호화폐 플랫폼 비트판다(Bitpanda)와 협력해 유로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EURCV(EUR CoinVertible)를 출시하며 MiCA 규정을 준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