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블록미디어
‘샘 올트먼의 생각들‘(여의도 책방)은 올트먼이 오픈AI를 성공시키기까지 언행을 정리한 책이다. 이 책에는 실리콘밸리 역사를 다루는 섹션이 있다. 오픈AI 이사회가 전격적으로 올트먼을 해임한 것은 충격적이지만, 실리콘밸리 역사에서는 비교적 흔한 일이다.
# 배신의 역사
실리콘밸리는 이름 그대로 반도체 산업과 함께 부상했다. 미국 반도체 기업의 표상인 인텔도 배신의 결과물이다. 고든 무어는 페어차일드 반도체를 거쳐 1968년 인텔을 창업했다. 페어차일드는 무어가 전 직장을 배신하고, 동료 8 명과 함께 만든 스타트업이었다.
실리콘밸리의 시작은 배신이었다.
애플과 스티브 잡스 스토리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배신 드라마다. 오픈AI와 올트먼 사태의 결말이 궁금하다면 애플 이사회가 잡스를 축출한 1985년 사건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 애플에서 쫓겨난 스티브 잡스
잡스는 1976년 21세에 애플을 세웠다. 애플 컴퓨터의 성공으로 그는 4년만에 타임지 표지 인물이 됐다. 잡스가 서른 살이 됐을 때 펩시 콜라에서 마케팅을 전담했던 존 스컬리를 공동 CEO로 영입했다.
스컬리는 잡스의 강력한 카리스마를 간파했다. 그는 애플 이사회를 장악하고. 1985년 잡스를 몰아냈다. 잡스 자신이 스카우트한 이사의 배신으로 자신이 만든 회사에서 쫓겨난 것.
잡스는 애플에서 나온 바로 그날 넥스트 컴퓨팅이라는 회사를 세웠다. 1997년 애플은 넥스트를 인수한다. 그리고 스티브 잡스를 다시 CEO에 앉힌다. 12년만의 복귀였다.
잡스가 주도한 애플 시즌2는 아이폰에서 절정을 이룬다. 애플은 세계 최강의 IT 기업이 됐다.
‘창업→배신·배반→복귀→강렬한 성공’ 올트먼도 이 같은 스토리 라인을 따라갈까?
# 올트먼의 배신
‘샘 올트먼의 생각들‘을 보면 올트먼 자신이 배신을 한 사례가 나온다. 올트먼은 스탠포드대 학생 시절에 이미 창업을 했다. 루프트라는 스마트폰 위치 기반 서비스 회사다. 이 회사는 성공적이지 않았다. 2012년 다른 회사에 매각되고 만다.
이때 올트먼은 다른 투자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회사를 팔아 넘겼다는 비판을 받았다.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하고, 탈출을 위해 비교적 헐값에 회사를 넘겼다는 것.
올트먼은 오픈AI 이사회 멤버들에게 배신을 당하고 쫓겨났다. 배신한 사람이 배신을 당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올트먼은 잡스처럼 다시 오픈AI에 돌아올까?
# 올트먼 복귀 운동
오픈AI 내부에 동정 여론이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익명의 직원 한 명은 “올트먼이 암살을 당한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이사회 멤버들이 올트먼을 제거하기 위해 음모를 꾸몄다는 시각이다.
올트먼의 갑작스러운 해임에 놀란 마이크로소프트 등 투자자들은 이사회를 압박해 그의 복귀를 추진 중이다. 올트먼은 오픈AI가 필요한 자금을 끌어 모으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그가 떠나면 돈도 떠난다.
40년 전 잡스가 애플에서 쫓겨날 때는 그가 기획한 신제품 판매가 부진한 것이 빌미가 됐다. 올트먼의 축출은 정반대다. 오픈AI가 너무 급속도록 성공한 것이 오히려 문제가 됐다.
올트먼은 이사회 개편을 복귀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반란 세력을 제압하고 자기 사람으로만 이사회를 구성하겠다는 것.
# 야심가 올트먼
올트먼은 야심가다. 올트먼과 오픈AI가 추구하는 것은 단순한 성공이 아니다. 인류 역사를 바꾸겠다는 당찬 비전이 깔려 있다. 올트먼은 ‘어떻게 성공할 것인가’라는 글에서 이렇게 말했다.
“돈, 지위, 세상에 미치는 영향력 등 성공 지표로 정의하는 모든 것에 0을 하나 씩 더 붙이세요. 자기 신념은 엄청나게 강력한 힘입니다. 거의 지나칠 정도의 자기 신념을 갖기를 권합니다.”
올트먼은 성공한 사람들에게서 거의 망상에 가까운 자기 확신을 봤다고 주장한다. 한 팟캐스트 방송에서 “나는 대부분의 조언을 무시하고 원하는 것을 얻었다”라고 말했다.
올트먼은 잡스를 닮았다.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구상하면서 소비자 수요가 얼마나 될 지 시장 조사를 하지 않은 것은 유명한 일화다.
“시장 조사 따위를 왜 합니까. 나는 있는 시장에 들어가지 않아요. 새로운 시장을 만듭니다. 따라서 시장 조사는 필요 없어요.”
올트먼은 돌아온다. 그것이 더 큰 성공으로 이어질까? 올트먼 자신은 성공을 확신하고 있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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